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AI시대 인간과 일 = 미국 밥슨칼리지 교수인 토머스 대븐포트가 하버드대 출판부 수석편집장 줄리아 커비와 함께 쓴 책.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실직의 위협을 느끼는 '지식 노동자'들에게 기계와의 경쟁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기계를 이기려 하지 말고 기계와 손잡고 일하는 '증강'(augmentation)을 제시한다.
증강은 인간과 기계가 짝을 이룸으로써 기계들이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거나 기계가 인간의 일에 가치를 부가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양쪽의 강점은 최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하도록 직무를 설계하라는 것이다.
책은 컴퓨터가 볼 수 없는 '큰 그림'을 보는 통찰력과 판단력을 갖출 것, 컴퓨터가 혼자 할 수 없는 직업군으로 옮길 것,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찾아 조직에 연결해 주는 능력을 갖출 것, 시장이 너무 한정돼 자동화로 인한 경제적 실익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전문영역을 찾을 것, 세상의 나머지가 사용할 새로운 과학기술 솔루션을 개발할 것 등을 구체적인 증강 전략으로 제시한다.
김영사. 강미경 옮김. 396쪽. 1만7천800원.
▲ 이그노런스 = 사람들은 과학이 '과학적인 방법'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실험을 통해 어떤 사실들을 척척 밝혀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미국 콜럼비아대 신경과학 교수는 과학이 그렇게 체계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캄캄한 방에서 검은 고양이를 찾는 것처럼 더듬거리고 헤매고 이리저리 짜 맞추며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 과학이라고 설명한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고,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과학을 이끌어가는 추진력이며 그러므로 궁금한 것, 알아내고 싶은 것,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에 몰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런 취지에서 2006년 컬럼비아대에 '무지'(ignorance)를 다루는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고 있다. 책은 과학자들이 무지를 사용해 어떻게 연구의 틀을 짜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지를 보여주면서 과학에 대한 관습적인 생각을 뒤집는다.
뮤진트리. 장호연 옮김. 220쪽. 1만5천원.
▲ 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 = '10·26 사건'을 일으킨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변호했던 안동일 변호사가 당시 170일간의 재판 과정을 기록한 책.
당시 법정 진술과 공판조서, 수사기록,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저자는 "10·26 사건의 담당 변호인으로서 1심부터 3심까지 빠짐없이 지켜본 역사적 현장의 증인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공판조서와 생생한 법정 진술 메모를 토대로 구성한 체험기록으로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저자는 또 "과거사 정리와 김재규 재평가에 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충실하고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현대사에 결정적 전환점을 만든 역사적 대사건에 관해 정확한 기록을 후세에 남김으로써 이 나라 기록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2005년 출간된 '10·26은 아직도 살아있다'의 개정증보판으로, 초판은 오래전에 절판됐다.
김영사. 626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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