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사진행발언 공방에 질의 한 번 못하고 정회
'5·18 사형선고' 버스 운전사, 참고인으로 출석 예정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8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2일차 청문회를 개최했으나 자료제출과 참고인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지면서 한 차례의 본 질의도 하지 못한 채 정회됐다.
유기준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 시작 40분 만인 오전 10시 45분께 여야 간사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앞다퉈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전날 요구한 자료제출 문제를 따졌고, 불출석을 통보해 온 참고인들의 출석을 거듭 촉구하며 정회를 요구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어제 제가 민주당에 편향된 19건의 재판을 얘기하면서 관련 기록을 제출해 달라"며 첫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저도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며 "판결 결정문은 이전에도 분석할 기회가 있었고 지금 단계에서 열 몇 건을 다 제출하라는 건 무리"라며 맞섰다.
이후에도 여야 의원들은 서로 의사진행발언 공방을 이어가 결국 김 후보자에 대한 본 질의는 한 번도 진행되지 못한 채 이날 청문회는 결국 '공회전'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증인으로 신청한 홍석현 대통령 특보가 간사단 협의로 참고인으로 바뀌었는데 일신상 이유로 못 온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단히 유감"이라면서 "홍 특보를 애초 증인에서 배제하는 과정에서 어떤 압력을 받은 건 아닌지 민주당 간사가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참고인 출석은 법적 의무가 아니다. 강제로 출석시킬 수 있는 수단도 없는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전날에도 각종 자료제출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던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특정업무경비는 물론이고 업무추진비 내역이 제대로 제출되지 않고 있다"며 "가장 저렴한 메뉴가 4만 원이나 하는 프랑스 전문 요리점에 네 차례나 가서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한 건 김영란법 위반이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청문위원들 간 의사진행발언 공방을 답답하게 지켜보던 김 후보자는 때때로 중간에 끼어들다가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참고인 출석을 거부한 두 헌법재판소 연구원은 반드시 출석해야 하고 출석할 때까지 정회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자 김 후보자는 "위원장님 한 말씀 드려도 됩니까"라고 했다가 유기준 위원장으로부터 "잠시만 계시라"고 제지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앞서 곽상도 의원 발언 때도 말을 끊고 해명에 나서려다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는데 정말 왜 그러나. 어제부터"라는 고함을 듣고는 "죄송하다"며 말문을 닫았다.
유 위원장은 한국당 소속이지만 청문특위 위원장인 만큼 친정 편을 들지도 그렇다고 여당 측을 비호할 수도 없어 난감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급기야 같은 당 백승주 의원으로부터 "아니 차로 40분이면 올 수 있는 참고인들인데 무슨 오후 출석을 독려하냐"며 "위원장이 왜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나. 당당히 요구하라"는 고함을 들어야 했다.
한편, 유 위원장은 김 후보자가 군 재판관이던 5·18 당시 사형선고를 내린 버스 운전사 배 모 씨가 이날 오후 2시께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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