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끈 안 놓겠다…외교, 꼬인 관계 푸는 과정"
"외신도 대통령의 파격적 소통행보에 긍정적 관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8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지난 한 달을 두고 "'이게 나라냐'고 물으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께 답하기 위해 노력한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나라다운 나라로 가야 한다는 목적의식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수석은 "선거 전부터 여소야대 상황에서 인수위도 없이 출범해야 해 많은 어려움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고 현재 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윤 수석은 권위주의 등 기존의 관행을 타파하는 노력의 예로 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서훈 국정원장 등 인선을 직접 발표한 회견을 들었다.
윤 수석은 "주요 사안을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한 달간 문 대통령이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인선을 발표하며 언론과의 소통을 활발히 한 동시에 취임사 등 연설 5회, 민생 현장 방문 5회 등 대국민 소통에도 공을 들였음을 부각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지시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5·18 기념식에서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중단,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등을 지난 한 달 새 성과라고 자평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아버지를 잃은 딸을 위로하고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애국'이라는 가치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간극을 메우고자 한 노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눈을 맞추고 국민을 껴안으면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문 대통령 관심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새 정부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청년과 노인의 한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고 했고 일자리 추경도 오롯이 이를 위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으로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야당과의 협치에 있어서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취임 첫날부터 대통령이 야당을 방문하고 청와대로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협치를 강조했다"며 "인사청문 정국에서 갈등도 있지만 협치의 끈은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치'에 있어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한미 관계가 민감한 시기임을 염두에 둔 듯 현 상황을 "꼬인 관계를 푸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이 관계자는 "북핵 문제,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경제보복 등 틀어졌던 마디를 새롭게 맞추기 시작했다"면서 "대통령이 정상 간 통화와 특사단 파견으로 자기 뜻을 잘 전달한 만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총 19건의 정상 통화를 소화했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통일·외교·국방부 장관 등이 모이는 국가안전보장회의도 총 5차례 소집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외신도 '문재인식 대외정책'을 기대하면서도 외교·안보 면에서 현실의 벽을 체감한 한 달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청와대가 이날 배포한 자료를 보면 미국·중국·일본 언론 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중국의 패권주의,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새 정부의 대외정책이 현실의 벽에 빠르게 직면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와대는 그러나 "대통령의 파격적인 소통 행보와 정부의 주요 인선에는 외신도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이전 정관과 비교할 때 문 대통령의 개혁·소통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경제 호조세에도 주목했다"고 전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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