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거짓말"…코미 '분노의 증언'에 세계인 시선집중

입력 2017-06-0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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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거짓말"…코미 '분노의 증언'에 세계인 시선집중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작심한듯 거침없는 답변…단어 선택은 '신중'

트럼프와 진실공방서 승리 자신한듯 "이런, 녹취테이프 있길 바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트럼프 정부는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도중 해임된 지 한 달 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8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다.

1908년 FBI 창설 이후 두 번째로 중도에 하차한 FBI 국장이면서 '워터 게이트' 수사 도중 해임된 특별검사에 비견됐던 코미 전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압력 의혹을 제기해온 진원지였다는 점에서 이날 청문회는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그의 한 마디에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의 운명이 좌우될지도 모른다는 극적인 긴장감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례적으로 CNN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경쟁하듯 의회 청문회를 생중계했고, 청문회장은 의회 및 정부 관계자 언론인 등으로 발들일 틈 없이 북적이는 등 긴박감에 가득 찼다.

한 달간의 침묵을 깨고 등장한 코미는 작심한 듯 거침이 없었다.

초반엔 표정에 긴장감이 묻어났지만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답변을 이어나갔다.

특히 임기 10년이 보장된 자신을 느닷없이 해임한 트럼프 대통령과 새 정부를 향해서는 참아왔던 분노를 드러냈다.

코미는 "트럼프 정부는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지난달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국장의 만찬에서 충성 맹세를 압박했다거나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트럼프 정부는 나와 FBI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코미는 당시 만찬에서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메모'의 존재도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만남의 본질에 대해 거짓말을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며 메모를 남긴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가벼운 질문엔 때로 미소를 짓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단어 선택은 굉장히 신중했다. 위증 또는 법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조금의 여지도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예컨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 대한 수사 중단을 압박하긴 했지만, '러시아 수사' 자체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플린에 대한 수사 중단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시를 받았다"는 답변 대신 "지시로 받아들였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코미는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진실 공방과 관련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취지의 상당한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만찬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이런(Lordy), 테이프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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