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行 LNG선박 2척 돌연 항로 변경…수에즈운하 통과 포기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카타르가 주변 중동 8개국으로부터 국교 단절을 당한 여파가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영국으로 향하던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용 선박 두 척이 8일(현지시간) 아덴만에서 갑작스럽게 항로를 바꿨다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
선박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LNG 26만2천㎥를 실은 선박 알 마프야르는 더 이상 수에즈운하 방향으로 운항하지 않으며 알 수 없는 목적지로 이동 중이다.
역시 LNG 26만여㎥를 실은 또 다른 선박 자르가도 유턴한 뒤 온 길을 되짚어가는 중이다.
아덴 만은 아라비아반도 예멘과 아프리카 대륙의 소말리아 사이에 있는 만으로 이집트의 수에즈운하가 있는 홍해로 진입하는 길목이다.
하지만 최근 이집트가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하면서 카타르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태다.
문제는 수에즈운하가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바닷길이라는 점이다. 전 세계 해상수송 원유의 7%, LNG의 13%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국에서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4% 가까이 치솟았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천연가스 선물이 0.2% 상승했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수출 길이 막히면서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 셈이다.
다만 원유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에너지 투자 헤지펀드인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카타르가 LNG 시장에서는 중요한 국가이지만 원유시장에서는 로스네프트 지분을 빼면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라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