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카타르 단교속 '중동분쟁'의 한 축에 자제 촉구
中, 일대일로·GCC와 자유무역협정에 부정적 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9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걸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지역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왕이 부장은 자리프 장관과 별도로 만나 "걸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지역 구성원과 국제 사회 공통의 관심사"라며 "관계국들이 논쟁을 적절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고위급 외교채널을 통해 시아파의 맹주 격으로, 수니파의 리더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해온 이란을 겨냥해 자제를 요청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카타르가 이란 쪽으로 기우는데 불만을 품어온 사우디 등이 카타르에 단교를 선언하면서 오랜 앙숙 관계인 시아파와 수니파 국가들이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 중동전쟁 우려까지 제기되자 중동에 이해관계가 크게 걸린 중국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중동에서의 분쟁에 개입하지 않아왔으나, 작금의 중동분쟁으로 인해 중국 당국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중국-중동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이자 팔을 걷고 나선 형국이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무역로를 개척하겠다는 중국의 신 경제 구상으로,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전략적 위치에 있는 중동 국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아울러 2004년부터 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 GCC에는 카타르를 비롯해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포함됐다.
중국과 중동 각국의 경제 교역 규모도 날로 커지는 추세다. 중국은 2014년 카타르에 토목건축과 도로, 다리, 항구, 통신시설 등 80억달러(약 9조원) 상당의 기반시설 구축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카타르 직접투자는 전년보다 77.5% 급증했다.
중국은 올해 초 사우디와 에너지, 금융 부문 등 투자 협력을 위해 650억(약 73조원)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기도 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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