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시사평론가 백주대낮 거리서 폭행당해…호주 보혁갈등 우려

입력 2017-06-09 11:43  

보수 시사평론가 백주대낮 거리서 폭행당해…호주 보혁갈등 우려

"나 자신·가족 협박받아"…최근 극좌-극우 충돌 잦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나와 내 가족은 거의 정기적으로 협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거리에서 이처럼 모욕을 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호주의 보수적인 시사평론가가 대낮의 분주한 거리에서 남성 두 명에게 느닷없이 폭행을 당하는 봉변을 겪었다.






신문에 칼럼을 쓰고 TV에도 출연하는 앤드루 볼트(57)는 지난 6일 멜버른의 거리에서 한 여성과 대화하던 중 뒤에서 달려든 남성의 공격을 받았다.

8일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후드 점퍼 차림의 한 남성은 볼트의 얼굴에 물건을 던지고 면도 크림을 뿌린 뒤 주먹질을 해댔다.

급작스러운 봉변에 볼트도 방어에 나섰고, 이들은 식당 앞에서 뒤엉켜 상대를 향해 주먹질했다.

볼트가 격렬하게 저항한 데다 다른 행인이 말리고 나서면서 두 사람은 현장을 떠났다.

볼트는 한쪽 손가락 관절에 상처가 났으며, 자신과 대화를 나누던 여성도 맞고 쓰러질 뻔했다고 말했다.

자신과 가족이 그동안 위협을 받아왔지만, 폭행까지 당한 것은 처음이라고 볼트는 ABC 방송과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에 밝혔다.

볼트는 "협박하고 위협하는 사람들에게, 또 나의 생활과 평판에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에게 신물이 난다"며 이번 사건을 그냥 넘기지 않고 가해자들에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트는 또 "우리는 자유롭게 논쟁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공격받는다는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걸을 수 있어야 한다"며 "내 말이 싫으면 내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면 될 일이지 위협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호주 언론과 볼트는 가해자들이 다문화주의와 반인종차별,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반파시스트 단체 '안티파(Antifa)'와 관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식 회원이 없는 느슨한 조직인 안티파는 페이스북에 "우리 편에 있는 몇몇이 오늘 앤드루 볼트에게 항의하다가 공격을 받았다"며 볼트는 자신의 '폭력적이고, 끔찍한 발언'의 책임을 지고 투옥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안티파는 최근 여러 차례 우파 극단주의자 및 경찰들과 거칠게 충돌하는 등 멜버른에서 최근 정치를 둘러싼 폭력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폭력을 쓴 두 명의 남성과 함께 옆에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한 또 다른 남성을 찾고 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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