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채권단 요구안 사실상 거부…금호타이어 매각 불투명

입력 2017-06-09 15:55   수정 2017-06-0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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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채권단 요구안 사실상 거부…금호타이어 매각 불투명

상표권 20년 의무사용에 사용 요율도 채권단의 2.5배로 역제안

'추가 협상' 또는 '매각 무산' 갈림길…산은 "제안 수용여부 더블스타가 결정"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요구한 상표권 사용안을 사실상 거절한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향후 매각 절차가 불투명해졌다.

금호산업[002990]은 9일 이사회를 열고 ▲ 사용기간 20년 보장 ▲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 독점적 사용 ▲ 해지 불가 등을 조건으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중국의 더블스타가 매각종결 선결 요건으로 제시했던 '상표권의 5+15년 사용, 사용 요율 0.2%'와 거리가 멀다.

더블스타는 5년간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사용을 보장하고 추가로 15년 더 사용하되 사용계약은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달리 박 회장 측은 상표권을 의무적으로 20년간 사용하라고 역제안을 했다.

사용 요율의 입장차도 크다. 박 회장 측의 제안은 더블스타 요구안의 2.5배가 된다.

금호타이어의 연간 매출액이 3조원가량이므로 박 회장 측의 제안대로라면 더블스타는 매년 150억원씩 20년간 모두 3천억원을 금호산업에 줘야 한다.






산업은행은 다음주 초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 측의 제안을 공유하고 향후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박 회장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더블스타가 결정할 몫이지만 현재로써는 이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결국 금호타이어 매각은 추가 협상이냐 무산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더블스타가 채권단에 추가 협상을 요구해 채권단이 수정 제안을 제시할 수가 있다.

그동안 상표권 사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박 회장 측이 조건부 허용으로 한발 물러선 만큼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매각협상 종결일이 9월 23일이어서 시간적 여유도 있다.

변수는 채권 만기 연장에 대한 채권단의 합의다. 현재 주주협의회에 6월 말 만기 채권 1조3천억원을 9월 말로 연기하는 안이 부의된 상태다.

채권은행은 이달 15일까지 만기 연장안에 대한 입장을 산업은행에 회신해야 한다.

상표권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협상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채권은행이 만기 연장에 부동의할 수 있어 상황이 악화할 소지가 있다.

더블스타가 추가 협상 대신 수용 불가를 선택하면 매각은 무산된다. 상표권 사용은 매각종결을 위한 선결 요건이어서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아무런 패널티 없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금호타이어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진다. 금호타이어는 올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을 했다. 중국 법인은 유동성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금호타이어에 대해 채권단이 채권을 추가로 연장하거나 자금을 더 투입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매각이 무산되면 자체 생존이 어렵게 돼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수용할지는 더블스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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