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에 낙동강 물 공급…원인·경위 놓고 공방

입력 2017-06-11 07:00  

창원 주남저수지에 낙동강 물 공급…원인·경위 놓고 공방

환경단체 "자원화 사업으로 수문 열어…낙동강 보 옹호 논리로 오용 우려"

농어촌공사 "저수율-자원화 사업 관계 없어…강수량 적어 저수지 수위 낮아져"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창원 주남·산남저수지 저수량 부족 원인을 놓고 환경단체와 농어촌공사가 상반된 주장을 펴며 공방을 벌였다.




환경단체는 저수지 수문 개방으로 저수량이 적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농어촌공사는 가뭄 때문에 저수지 수위가 낮아졌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은 농어촌공사가 올 4월 창원시 산남저수지에 식생·퇴적물(3만1천725㎡)을 걷어내고 치어 산란장(4천515㎡) 등 어존 자원 증대시설을 설치하는 자원화 사업을 진행하며 시작됐다.

당시 산남저수지 저수율은 42%, 총 저수량은 56만6천t이었다.

농어촌공사는 4월 초 산남저수지 수문을 개방해 저수율을 2% 수준으로 낮춘 뒤 사업을 진행했다.

사실상 저수지 바닥이 다 드러나도록 물 대부분을 뺀 것이다.

여기까지는 환경단체와 농어촌공사가 모두 인정하는 대목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지점은 그 다음부터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은 자원화 사업이 끝난 뒤 농어촌공사가 주남저수지 물을 산남저수지로 흘려보내 저수량을 다시 채웠다고 주장했다.

또 이 때문에 적어진 주남저수지 저수량을 채우고자 낙동강 물을 끌어오기 시작해놓고 이를 자원화 사업이 아닌 가뭄 탓으로 돌렸다고 규탄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이 같은 주장은 '절반의 진실'에 가깝다.

산남저수지 물을 주남저수지에서 끌어온 것은 맞지만 이 물은 원래 산남저수지에 고여있던 물이었다.

농어촌공사는 저수량 손실을 막기 위해 산남저수지 물을 주남저수지로 흘려보낸 뒤 자원화 사업이 끝나고 다시 산남저수지로 물을 끌어온 것이다.

농어촌공사 자료를 살펴보면 4월 초 산남저수지 물을 뺀 시점의 주남저수지 저수율은 49%에서 79.7%까지 높아졌다.

이는 산남저수지 물이 주남저수지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자원화 사업이 끝난 5월 22일 이후 주남저수지 저수율은 48.2%까지 하락했다.

주남저수지에 '임시로' 보관했던 물을 다시 산남저수지로 끌어간 것이다. 이 시기 산남저수지 저수율도 다시 40%대로 돌아왔다.

이후 농어촌공사는 6월부터 낙동강 물을 끌어와 가뭄으로 저수량이 계속 줄고 있다며 주남저수지를 채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에 환경단체는 '자원화 사업 공사를 위해 물빼기를 했으면서 이런 사실을 숨기고 가뭄을 탓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그러나 가뭄이 예년에 비해 심해 저수지 저수율에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주남·산남저수지가 있는 경남 창원시 대산면의 최근 5개월 누적강수량은 170㎜로 전년 580㎜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주남저수지 저수율도 작년 5월 31일 기준 72.6%였으나 올해는 48.2%에 그치고 있다.

저수율 데이터와 자원화 사업 이전·이후 두 저수지의 저수율, 강수량 등을 고려하면 이번 양측의 공방은 환경단체가 저수지 방류 과정을 오해하며 빚어진 사태일 가능성이 크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용수 확보·공급이 우리 목표인데 저수지를 방류해 농업용수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으니 억울하다"며 "오히려 주남저수지가 철새도래지라며 10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수위를 낮춰 달라는 환경단체 요청으로 이 시기에 물을 빼 저수율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창진 환경연합 관계자는 "두 개의 농업용수 저수지 중 하나가 자원화 사업으로 한 달간 비워져 효율이 떨어진 점이 문제"라며 "농업용수가 절실한 시기에 공사를 한다며 저수지 하나를 통째로 비워두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환경단체가 저수지 방류와 낙동강 물 양수공급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까닭은 '낙동강 8개 보'의 존재 때문이다.

최근 주남저수지 낙동강 물 양수공급 문제가 남부지방 가뭄 사례로 소개되면서 일각에서 낙동강 8개 보 덕분에 가뭄이 해소됐다는 주장이 나올까 우려하는 것이다.

마창진 환경연합 관계자는 "새 정부가 4대강 보 상시개방에 돌입한 이 시점에 4대강 사업에 일조한 이들이 수문개방은 안 된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며 "주남저수지가 낙동강 보 물을 이용해 가뭄이 해소된 사례로 오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농어촌공사를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