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의원, 文 대통령 영접…추미애 대표 눈시울 붉혀
다같이 손잡고 '광야에서' 합창…한국당 정우택 대표도 동참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기자 = 범여권 인사들이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대거 참석해 치열했던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회고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어느새 정치권 주류로 자리 잡은 87년 주역들은 독재 타도를 외치던 서울시청 앞 광장에 다시 서 감회가 새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역사적 현장을 돌아보는 얼굴마다 자부심이 스쳐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6·10 항쟁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10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6·10 항쟁 당시 노 전 대통령을 도와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 부산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국본과 6·10 항쟁의 한 축을 이룬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3기 의장 출신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수현 사회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6월 항쟁의 정신 위에 서 있다. 임기 내내 저 문재인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임을 명심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앞서 문 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입구까지 나가 영접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이한열 열사 민주국민장'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당사자다.
우 의원은 30년 전 이한열 열사 장례 당시 영정을 들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외신기자 출신 킴 뉴튼 교수를 문 대통령에게 소개했고, 뉴튼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원본 사진과 함께 편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사진이다. 잘 보겠다"며 액자를 전달받았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등 각당 지도부도 나란히 앉아 기념식을 지켜봤다.
민주당 문희상, 송영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여당 인사들도 두루 참석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명동성당 농성에 참여한 '87 세대' 아버지와 촛불집회에 참여한 '촛불 세대' 딸이 서로에게 쓴 편지글을 낭독하자 하늘을 올려다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기념식 도중 눈시울이 붉어진 민주당 추 대표는 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가를 닦기도 했다.
기념식 분위기는 참석자 모두가 일어나 손을 맞잡고 '광야에서'를 목청껏 합창할 때 최고조에 올랐다. '광야에서'는 현재까지도 각종 집회와 시위에서 불리는 대표적인 민중가요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도 이 순간만큼은 범여권 인사들과 같이 손을 잡고 합창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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