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정책에 관해 트럼프와 의견 달랐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북한 등 외교 문제에서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유타 주(州) 파크시티의 리조트에서 공화당 주요 인사와 고액 후원자, 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연례행사에서 "외교 정책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전혀 달라(miles apart)' 걱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중국, 시리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이들의 의견도 경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롬니 전 주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가 트럼프 정부 초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을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2012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는 한마디로 사기꾼"이며 "그의 공약은 (사기 혐의로 피소된) 트럼프 대학처럼 모두 가짜"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롬니 전 주지사를 2차례나 불러 면담하면서 그가 국무장관직 후보 1순위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롬니 전 주지사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뒤 "우리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는 희망을 키울 수 있게 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햄버거 대화'를 거론하는 등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롬니 전 주지사는 대북 강경파로 분류돼왔다.
한편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연례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자신을 국무장관 후보로 고려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을 포함 사실상 거의 모든 전직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모두가 '(국무장관직) 제안이 오면 제발, 제발 수락하라'고 했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지명한 것은 좋은 선택이라면서,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각 사안에 대한 의견이 너무 달라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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