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방 앞세워 LG 일축하고 3연패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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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홈런 고민'을 토로했다.
올해 SK는 가장 먼저 팀 홈런 100개를 넘기면서 압도적인 힘을 자랑한다.
벌써 팀 홈런 103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SK의 홈런포에 상대하는 팀은 '지뢰밭'을 지나가는 심정으로 마운드를 지킨다.
힐만 감독은 그러나 "우리 팀에 대한 시각이 너무 홈런 방향으로만 쏠렸다. 홈런 유무로 승패가 결정되는 건 아니다. 홈런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점수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SK의 '홈런 없는 날' 저조한 승률 때문이다.
SK는 이번 시즌 60경기 중 46경기에서 홈런을 때렸다. SK가 홈런을 친 날 성적은 29승 16패 1무로 승률 0.644다.
반면 홈런이 없던 날은 2승 12패로 승률 0.143에 그친다. 홈런 나온 날 승률이 높은 거야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만, SK의 '홈런 휴일' 승률은 지나치게 낮다.
리그 최하위 삼성도 홈런이 없었던 날 승률 0.200(4승 16패)으로 SK보다 높다.
SK 타자들은 힐만 감독의 고민을 아주 쉽게 풀어줬다. 정답은 홈런이었다.
SK는 10일 LG전에서 4-3으로 승리를 거둬 3연패에서 벗어났다. 최근 2경기 짧은 '홈런 가뭄'에 시달리는 동안 총 3득점만 올렸던 SK는 이날 홈런 2개로 시원하게 해갈했다.
SK의 홈런 2개는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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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민은 2-1로 앞선 5회 초 류제국을 상대로 달아나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시즌 19호 홈런으로 데뷔 첫 20홈런 달성을 눈앞에 뒀고, 팀 선배 최정(18개)을 제치고 리그 홈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괴력을 뽐내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은 결승 홈런을 쳤다.
3-3으로 맞선 8회 초 로맥은 정찬헌의 바깥쪽 낮은 커터를 툭 받아쳤다.
보통 타자라면 중견수 뜬공으로 끝났을 타구지만, 로맥의 힘을 온전히 담은 공은 잠실구장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을 살짝 넘어갔다.
경기 후 로맥조차 "배트를 놓으며 잡힐 수 있겠다 싶었다. '조금만 더 가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뛰었는데 넘어갔다.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홈런인데, 아주 작은 차이로 플라이와 운명이 갈린다. 오늘은 내가 운이 좋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홈런의 위력은 확실했다. SK는 이날 7개의 안타로 4점을 내 안타 9개를 치고도 3점에 그친 LG를 눌렀다.
물론 힐만 감독의 고민대로 SK는 홈런이 안 나오는 날 승률을 높이는 게 숙제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SK에 최고의 팀배팅은 '풀스윙'이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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