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지방선거 1차투표 돌입…내년 총선 시험대

입력 2017-06-11 07:00  

伊, 지방선거 1차투표 돌입…내년 총선 시험대

제노바·파르마·팔레르모 등 1천곳…과반 득표자 없으면 25일 결선 투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지방자치 단체 1천여 곳이 지자체 수장을 뽑는 지방선거 1차 투표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전체 유권자의 약 5분의 1인 900만 명이 참여하는 이번 선거는 11일 오전 7시에 막이 올라 이날 저녁 11시까지 이어진다.

수도 로마와 밀라노, 나폴리, 토리노 등 주요 도시가 작년 이맘때 지방선거를 이미 치른 터라 전국적인 관심도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번 선거는 내년 봄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 결과를 미리 가늠해볼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는 집권 민주당과 제1야당 오성운동 등 '빅4' 정당이 각 정당이 얻은 지지율 만큼 의석수를 보장받는 독일식 비례 대표제를 채택하고, 의회 진입 하한선을 지지율 5%로 설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에 최근 합의했으나, 하원 투표 과정에서 지난 8일 개정안이 최종 폐기됨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내년 봄에 총선이 진행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노바, 파르마, 팔레르모, 라퀼라 등 비교적 큰 도시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때 오성운동의 대표 정치인이었으나 베페 그릴로 대표의 비민주적 당 운영에 반발하며 반기를 들다가 출당 조치된 페데리코 피차로티 파르마 시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모아진다. 정치 분석가들은 피차로티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릴로 대표와 오성운동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칠리아 섬의 주도 팔레르모 등 실업률이 높고, 경제가 낙후된 지역에서는 주민 누구에게나 일정한 월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 소득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오성운동이 낙승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코미디언 출신의 그릴로가 좌우 기존 정치권의 부패를 싸잡아 비난하며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집권 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천명해 오성운동의 약진은 유럽 주변국과 시장의 우려로 이어질 전망이다.

차기 총선을 통해 총리직 복귀를 노리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당내 소수파가 렌치 전 총리가 당을 너무 오른쪽으로 끌고 갔다고 반발하며 민주혁신당으로 분당한 탓에 지지율이 소폭 빠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지지율이 각각 30% 안팎으로 엇비슷하게 나타나 차기 총선에서 집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총투표의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은 지자체는 2주 후인 오는 25일 상위 득표자 2명이 맞붙는 결선 투표를 치른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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