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선 불법자금 재판 결과 강력 비판…조기 대선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을 표시하며 즉각적인 퇴진과 조기 대선을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전날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테메르는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서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대선이 앞당겨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프만 대표는 이어 연방선거법원이 2014년 대선 불법자금 의혹에 대한 재판에서 테메르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 결과에 대해 "테메르의 대통령직 유지를 위해 그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방선거법원은 전날 2014년 대선 결과를 무효 처리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재판을 열었으며, 7인 재판관 가운데 3명은 찬성,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2014년 대선에서 연립여당의 정·부통령 후보는 노동자당 소속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테메르 현 대통령이었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테메르 대통령은 파면을 면하게 됐고, 호세프 전 대통령은 8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인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의 전 임원들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2014년 대선 연립여당 캠프에 자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연방선거검찰은 이 사건을 '정치·경제적 권력 남용'으로 규정하고 대선 결과 무효 처리를 주장했다.
한편, 전날 행사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노동자당이 원한다면 2018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면서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는 우파 야권을 비난했다.
최근 룰라는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으려고 금품 제공을 협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테메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면서 "현재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면 국민이 새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룰라는 부패와 뇌물수수, 돈세탁 등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수차례 기소됐고, 이후에도 부패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연방법원이 부패 혐의를 인정하면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룰라는 지난 4월 말 시행된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29%로 선두를 유지했다. 극우 성향의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과 환경보호를 앞세우는 정당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를 이끄는 마리나 시우바 전 상원의원이 11%로 공동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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