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팬사이트서 지지철회·퇴출 촉구…슈주 레이블, 팬들과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아이돌 가수들의 일부 팬들이 자신들이 응원하던 가수에게 잇달아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스타에게 맹목적인 사랑과 응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지철회'라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10일 슈퍼주니어 팬사이트 중 하나인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의 '슈퍼주니어 갤러리'는 '슈퍼주니어 성민 활동중지 요구 성명서 본문 및 부록'이란 게시물과 '성민 아웃. 더 이상 이성민의 팬 기만행위와 팀을 고려치 않은 독단적 행동을 지켜볼 수 없다. 이성민 퇴출을 요구한다'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게재했다.
슈퍼주니어 갤러리는 성민의 퇴출 요구의 가장 큰 이유로 소통 부재를 꼽았다.
팬들은 성민의 결혼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2014년 열애에 이어 결혼 소식이 알려진 성민에게 당시 피드백을 요구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거듭 기사로 소식을 접했다고 주장했다.
또 '성민이 개인 블로그에 '한국 팬'이라는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해놓고 차단', '팬들 사이에 퍼진 이야기에 해명 전무', '입대 및 제대 이후 지속된 소통의 부재' 등 '팬 기만' 사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팬을 무시하는 발언과 행동을 이어온 성민을 더 이상 서포트 하지 않으며, 성민의 모든 연예활동과 이벤트에 보이콧한다"고 하반기 슈퍼주니어의 8집 컴백에 합류하는 것을 반대했다.
팬들의 보이콧 사례는 최근 그룹 H.O.T 출신 문희준도 경험했다.
H.O.T의 팬 사이트 중 하나인 'H.O.T 갤러리'도 지난달 문희준 지지철회 성명서를 내고 향후 모든 활동에 보이콧하겠다며 이유를 공개했다.
H.O.T 갤러리는 성명서에서 문희준의 결혼 때문에 지지철회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서 "문희준이 군 제대 이후 대중의 평판이 회복되면서 겸손한 자세를 버리고 각종 부적절한 발언과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팬을 대하는 태도, 명백한 거짓말로 팬과 대중 기만, 무성의한 콘서트 퀄리티, 멤버 비하와 재결합 관련 경솔한 언행, 불법적 굿즈(팬 상품) 판매와 탈세 의혹 등을 거론했다.
논란이 되자 문희준은 소속사 SNS를 통해 글을 올려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팬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송구스럽기만 하다"며 "사건의 대소, 사실관계를 떠나 팬 여러분들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그건 분명히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JYJ 갤러리'가 성 추문에 휘말린 JYJ의 박유천을, '슈퍼주니어 갤러리'가 반복된 음주 교통사고를 낸 강인에 대한 지지철회나 퇴출 촉구를 한 바 있다.
일부 팬의 움직이지만, 이 같은 목소리는 과거와 달리 팬 문화가 능동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JYJ의 팬들이 JYJ가 전 소속사와 불공정 계약에 맞서 싸울 때 적극적으로 나섰고, 많은 스타의 팬들이 기부와 봉사 활동에 동참하며 전향적인 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팬심이 등을 돌리면 스타에게 비수가 되고 이를 돌리기도 쉽지 않다.
보이그룹이 소속된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스타에게 팬심은 활동의 지지 기반"이라며 "이것이 흔들릴 때 무서운 것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SM엔터테인먼트 산하 슈퍼주니어 레이블인 '레이블SJ'는 지난 7일 슈퍼주니어 갤러리 등 팬사이트에 팬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공지했다. 하반기 컴백을 앞둔 슈퍼주니어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자는 취지다.
레이블SJ 측 관계자는 "슈퍼주니어가 오랜만에 컴백하니 팬들과 소통하고자 앞서 공지한 것이었다"며 "성민에 대한 팬들의 성명과 맞물렸을 뿐 이와 무관한 취지였다. 하지만 여러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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