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아랍국, 카타르 정부에 '보도 통제' 압박에도 논조 유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 정부 소유의 위성 뉴스채널 알자지라 방송이 단교 사태에 이은 주변 아랍국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이들의 결정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보도를 내놨다.
단교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은 알자지라가 이슬람주의 조직에 우호적이고, 걸프 왕정을 비판해 안보를 불안케 한다는 이유로, 관계 복원을 위해 카타르 정부에 '보도에 개입하라'고 요구하는 데도 아직 기존 논조에 별다른 변화는 없어 보인다.
알자지라는 11일(현지시간) '걸프-카타르 위기의 5가지 가장 기이한 결정'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보도는 사우디 등의 갑작스러운 단교 조처가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선의의 피해를 낳는지를 집중 조명하는 내용이다.
알자지라는 이들 아랍국이 자국 내 카타르인과 카타르 내 자국인에게 14일 이내로 귀국하라고 강요하면서 이산가족이 생기는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양산했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았다.
걸프 아랍권은 종교, 종족, 언어가 같아 국제결혼이 흔한 데 이들이 이번 단교 조치로 생이별할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우디에서 사우디인 남편과 사는 카타르인 아내는 이달 19일까지 사우디 국적의 남편, 아이와 헤어져야 한다.
이런 예기치 않은 사례가 발생하자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정부는 11일 카타르인과 국제결혼 한 가정은 강제 귀국 조처의 예외를 검토하는 '인도주의적 칙령'을 발표하고 당사자의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알자지라는 또 UAE와 바레인 정부가 카타르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해명을 싣는 자국 언론사나 소셜네트워크에 글을 올리는 이는 중형에 처하겠다고 한 점도 '기이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동정심을 처벌하겠다고 자국민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알자지라 방송 수신 금지, 카타르 언론사 웹사이트 차단, 카타르와 우편 왕래 금지를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조처로 들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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