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바시 전 주필, WP 기고…한미일 3국 공조,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북핵 해결을 위해 기존의 6자 회담에 앞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우선 새로운 다자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의 후나바시 요이치 전 아사히신문 주필은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6자회담이 10년 가까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데다 북핵 개발 저지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
그는 "그 누구도 군사적 옵션을 원하지 않는 만큼 북한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잘 조율된 공동 압박수단 동원과 함께 북한 정권 붕괴 시를 대비한 비상계획 마련이 필수적"이라며 "이런 해결방식으로 가기 위해선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새로운 다자 협상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물론 북·중, 북·미 간 협상도 필요하나 새 다자협의체의 틀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 협의체의 목적은 북한을 고립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압박을 통해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6자회담으로 복귀해야 하며 이런 논의 확대의 시발점은 북핵 활동의 동결, 결론은 비핵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 후나바시 전 주필의 주장이다.
후나바시 전 주필에 따르면 북핵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안정된 미·중 관계 구축이다. 중국도 한국에 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압박을 중단해야 하고, 일본은 한국, 중국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북핵의 실제적 위협에 노출돼 있는 만큼 이제 막 그런 위협을 감지하기 시작한 미국과 함께 긴밀한 3국 공조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3국 중 어느 한 나라라도 북핵 공격을 당할 경우 3국 모두 공격받은 것과 같다는 기조를 공유한다면 3국 간 공조는 더 효율적이고 긴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후나바시 전 주필은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을 통한 북핵 저지 정책이 방향은 맞으나 이행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식에는 심대한 오류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러, 중·일, 한·일 관계가 순탄치 않은 것도 북핵 해결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가령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더라도 러시아가 북한 숨통을 틔워주는 대북제재의 구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도 지난 2015년 채택된 위안부 합의가 양국 간 현안으로 부상하는 상황이 되면 한·미·일 3국 공조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후나바시 전 주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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