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미루고 국회의장단·여야 지도부 만나 추경 협조 부탁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고, 취임 첫 인사와 함께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다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전후해 오전 9시 5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종일 국회 본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추경 편성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당면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여러 난제를 국회와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면서 사실상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호소했다.
아울러 오는 15일로 취임식도 미루고 국회를 먼저 방문한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국회를 '국민대표'로 존중하고, 진정성을 갖고 겸손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총리는 문 대통령 시정연설 전에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공개로 만났고, 의원총회 때문에 일정이 맞지 않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는 본회의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아울러 정세균 국회의장, 심재철 국회부의장,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권성동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백재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과도 비공개로 만났다.
오후 들어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을 차례로 예방했다.
민주당 추 대표는 김 부총리에게 "1원이라도 아껴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절박한 각오가 정책을 통해 실현되도록 뒷받침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추경을 통해 만들어지는 여러 일자리를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민간 중심 일자리로 연결하는 방안을 많이 생각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을지로위원장으로서 본 한국 현실은 불공정으로 고통받는 국민 신음으로 뒤덮인 전쟁터 같았다"면서 "갑의 횡포로 인한 눈물이 없는 곳이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을 미루고 국회에 온 이유는 2가지"라면서 "첫째는 그만큼 고용 문제를 비롯한 경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정부가 국회를 존중하면서 현안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 부총리에게 "외부 힘 때문에 정책이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면서 "경제 논리가 아닌 것은 반박하고 거부할 수 있는 부총리가 되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국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국민이 잘 살 수 있도록 저성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포용적인 성장 정책은 저성장 시대에 세상을 양적으로가 아니라 질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일자리 문제도 숫자 맞추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사회 경제의 현상적 문제 속에 있는 구조적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최저임금뿐 아니라 성과연봉, 비정규직 문제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단상에 올라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일자리를 확충하고 우리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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