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일단 쉬면서 학교 강연 자리 알아볼 것"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기획재정부가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이 또 해내리라 믿습니다. 저 역시, 비록 몸은 기획재정부를 떠나지만, 마음은 여러분 곁에서 한국경제를 응원하겠습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제 대한민국 경제팀을 이끄는 막중한 짐을 내려놓는다"며 1년 5개월간의 재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퇴임 이후 일단 휴식을 취하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경험을 후학에게 전할 강연 등을 할 계획이다.
이날 이임식에는 고형권, 김용진 신임 차관과 각 실국 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조세연구원장,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 부총리는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후임이자 박근혜 정부 3기 경제 선장으로 작년 1월부터 자리를 지켰다.
유 부총리는 "당시 우리 경제는 날씨만큼이나 추웠고 대내외 경제여건은 빨간불 일색이었다"며 취임 초기를 회상했다.
그가 취임하자마자 극심한 수출 부진, 북한의 4차 핵실험, 미국·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 등 온갖 악재가 쏟아졌다.
이어 조선·해운 구조조정 실업 사태·물류 대란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북한의 5차 핵실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험로의 연속이었다.
유 부총리는 "여러분과 저는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동시에 경제 재도약을 위한 구조개혁을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말 그대로 동분서주해야 했다"며 "세계 경제의 회복세 속에서 우리 경제에도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18개월 연속 하락하던 수출은 작년 11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설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민간투자도 살아나면서 1분기 성장률이 6분기 만에 1%대를 달성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한 차관보실·예산실·세제실·재정관리관실·국제경제관리관실·기획조정실 등 각 기능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그간의 노력을 치하했다.
유 부총리는 "여러분의 땀과 열정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고 저도 흐뭇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다 마무리하지 못한 책무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후임인 김동연 부총리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유 부총리는 "지속되는 내수부진과 가계부채 문제, 미국·중국 등과의 통상갈등 등 난제가 상존하고 있다"며 "특히 청년실업, 고용시장 양극화 등 일자리 문제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도전이자 과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구조개혁 등 취임사에서 언급한 많은 숙제를 미완의 상태로 남기고 떠나는 것도 마음의 빚"이라며 "다만 경륜과 소신을 겸비한 김동연 부총리와 고형권, 김용진 차관에게 바통을 넘기게 돼 한결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열과 성심으로 부족한 저를 도와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만나는 것은 인생의 섭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그렇게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며 "열정의 온도가 남다른 기재부가 자랑스럽고, 탁월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동시에 참석자들의 정성 들인 박수가 쏟아졌다.
유 부총리는 이임사가 끝나고 참가한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유 부총리는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를 물은데 대해 "일단은 쉬면서 학교에 자리를 알아보겠다"며 "풀 타임은 아니라도 강연을 할 계획"이라고 말하고는 부총리로서 마지막 퇴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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