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로남불' 공세…與, 지지율 업고 '현실론'으로 돌파 시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청와대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 운전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을 발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청와대가 먼저 후보자들의 흠결을 공개하자 당장 야권은 "자진납세가 면죄부는 되지 않는다"며 고위공직자 임용 배제 5대 원칙을 설정했던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원칙을 깨트렸다고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으로선 야당이 내세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프레임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는 공직 후보자들에 대해 매서운 도덕성의 기준을 내세웠지만, 여당이 되자 '봐주기식'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현재의 야당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하루빨리 국정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현실론'과 국가위기 상황에서 현안 해결 능력을 검증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방어논리를 편다는 계획이다.
백혜련 대변인은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국가적인 위기에 맞춰서 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에 검증의 방점이 찍혀야 한다"면서 "조 후보자와 송 후보자의 경우에도 자신의 전문분야가 확실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역대 낙마한 후보자들과 현재 후보자들을 보면 비교가 안 되지 않나"라면서 "잘못이 있더라도 그 경중을 살펴봐 달라고 호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여론전에 기대어 볼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2.2%포인트, 6일을 제외하고 5∼9일 유권자 2천22명을 대상으로 조사)만 보더라도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78.9%로 1주 전보다 0.8%포인트 올랐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식·비공식 발언에서 '국민의 뜻'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국민의 여론은 정권 인수인계도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부가 하루빨리 본격적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펼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현실은 국회에서 모두 막힌 상황"이라며 "정치권도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결단으로 국정 정상화에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국정운영 공백 장기화 여부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한 주"라면서 "야당이 과연 국민 뜻을 실천하는 국회 운영 목적과 원칙을 지키는지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기준 마련을 위해 운영위원회 내 소위를 구성하는 데 합의하고, 새 기준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 이후에 적용키로 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아직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의에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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