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 '협치'로 가는 길 학교용지부담금 돌출

입력 2017-06-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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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 '협치'로 가는 길 학교용지부담금 돌출

도청 "1천600억원 더 냈다" 도교육청 "1천500억원 더 받아야"

양측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 확대 해석 경계…"입장차 있지만 협의해 풀겠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재임 기간 사사건건 대립한 도와 도교육청이 최근 협치를 약속한 가운데 학교용지부담금(학교용지매입분담금) 문제가 돌출, 두 기관간 협치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경남도 최근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1999∼2016년 학교용지부담금과 관련해 자체 파악한 자료를 검토용으로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자료에는 도가 도교육청에 내야 할 학교용지부담금 대상 학교가 도교육청이 주장한 197곳(신축 133곳·증축 64곳)이 아닌 26곳, 액수로는 798억원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가 같은 기간 학교용지부담금으로 이미 2천432억원을 낸 점을 감안하면, 도가 안 내도 될 1천634억원을 더 부담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학교용지법)'이 시행된 1996년 이후 택지개발지구 고시가 이뤄진 사업에 한해 발생한 학교용지부담금만 계산했기 때문이다.

도는 또 학교용지법에 명시되지 않은 개발사업으로 인한 학교용지부담금은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택지개발지구 고시 시점과 학교 건립까지는 수 년의 시차가 있다며 공동주택 개발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용지법이 정의한 개발사업에는 택지 개발과 공동주택 개발이 포함돼 있는데, 신설 학교 건립은 공동주택 개발에 따라 사실상 결정된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실제 김해 대청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학교가 속한 장유택지개발지구 고시는 1994년 이뤄졌다.

이 경우 도 기준에 따르면 택지개발지구 고시가 학교용지법 시행 전에 이뤄져 학교용지부담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해당 지구에서는 공동주택 개발이 학교용지법 시행 이후인 2000년 전후에 이뤄졌고 학교용지는 공동주택 개발 시점과 비교적 가까운 2003년에 매입됐기 때문에 도가 학교용지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용지법에 명시되지 않은 법률에 따른 개발사업 역시 법제처의 기존 유권해석에 따라 학교용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7일에는 전국 시·도교육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학교용지법에 명시가 안 된 개발사업에도 학교용지법을 적용하기로 협약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의 이런 기준에 따르면 도가 도교육청에 내지 않은 학교용지부담금 총액은 1천544억원이다.

이는 1999∼2016년 도가 도교육청에 내야 할 전체 금액 3천977억원 중 3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도교육청은 학교용지부담금을 도로부터 받지 못하고 신설 학교 땅값에 거액을 쓰다보니 교육시설 개선 등에 어려움이 있다며 1999년부터 도에 납부를 요구해왔다.

학교용지법 제4조 4항은 "시·도가 학교용지를 확보하는 데 드는 경비는 시·도 일반회계와 제5조의4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특별회계에서 2분의 1을, 시·도 교육비특별회계에서 2분의 1을 각각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신설 학교 용지 매입액의 절반을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청에 줘야 한다는 의미다.

관련 법에는 학교용지부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기간이나 내지 않았을 때 가능한 조처는 규정돼 있지 않다.

도와 도교육청의 현격한 입장 차가 이날 일부 언론 보도로 전해지자 박종훈 교육감은 월요회의를 통해 "도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최근 도지사 권한대행 등과 만나 여러 협의를 통해서 해결해가자고 얘길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의를 거쳐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은 하되 느닷없이 (도에서 도교육청에) 1천600억원을 과다 지급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도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행위는 결코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박종훈 교육감과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만나 홍준표 지사 시절 갈등에서 벗어나 협치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학교용지부담금 문제가 불거지자 양측이 모두 말을 아끼며 오랫만에 조성된 협치 분위기가 깨지지 않을까 조심하는 모습이다.

워낙 의견 차가 큰 탓에 이른 시일 안에 학교용지부담금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두 기관은 상호 협의로 풀어나가며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교육청 측은 "지난해까지는 택지개발지구 고시 시점과 관련해 학교용지부담금을 낸다는 얘기가 전혀 없었다"며 "도에서 실무진 차원의 검증을 벌였지만 최종 입장을 낸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상호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 측은 "내부 검증 단계인 내용이 외부로 알려져 당황스럽다"며 "양 기관간 새로운 불씨가 될 것처럼 보이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며 도교육청, 도의회와 상호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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