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빗물처리', '주차공간 확보' 등의 문제를 둘러싼 이웃사촌 간 갈등이 폭력사태로 번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웃집 수도계량기 덮개 등을 곡괭이로 찍은 혐의(재물손괴)로 김모(6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이달 8일 오후 2시 25분께 서울 용산구의 다세대 주택가에서 앞 건물에 사는 나모(65)씨 집 수도계량기 덮개 등을 수차례 곡괭이로 찍어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씨 부부는 "김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경찰은 외려 나씨 부부에게 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양쪽의 혐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씨 부부가 곡괭이를 뺏으려 하자 김씨가 저항하면서 양쪽 모두 가벼운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두 집안의 갈등은 수십 년간 한 건물에 살아온 김씨 집 앞으로 지난해 12월 나씨 부부가 이사를 오면서 시작됐다.
나씨 부부는 언덕 중턱에 있는 집 앞에 주차공간을 확보하고자 빗물받이 등 하수처리시설을 김씨 집 맞은편 쪽으로 이전해달라는 민원을 용산구청에 제기했다.
이에 김씨는 "빗물받이가 집 앞으로 오면 비가 많이 올 때 건물 침수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했고, 나씨는 "이 지역에서 수십 년간 살아온 김씨가 텃세를 부리고 있다"며 맞서왔다.
그러던 중 나씨 측은 사비를 들여 자신의 집 앞 경사로 중 파인 곳을 시멘트로 메우는 작업을 했고, 이를 빗물받이 이전공사로 오인한 김씨가 곡괭이를 휘두르면서 두 집안간 폭력사태로 치달은 것이다.
khj9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