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또 뚫려'…北 무인기, 성주까지 내려와 사드배치 '찰칵'(종합)

입력 2017-06-13 18:49   수정 2017-06-13 18:50

'영공 또 뚫려'…北 무인기, 성주까지 내려와 사드배치 '찰칵'(종합)

후방지역 군사시설까지 정탐…주민 신고 전까지 파악도 못해

비행거리 500㎞ 훨씬 넘을 듯…2014년 추락 무인기보다 대폭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비행체가 후방 지역인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까지 정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우리 영공이 또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상공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후방지역 군사시설까지 정탐했다는 것으로, 우리 군이 이를 탐지하고 격추하는 능력을 최대한 빨리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도 주민 신고가 있기 전까지 군은 관련 사실을 파악도 하지 못했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수거한 무인기에 대한 초기 분석 결과, 무인기에 장착된 메모리 용량 64GB(기가바이트) 일본제 소니 DSLT 카메라에서 성주 사드부지 사진 10여 장이 발견됐다.

이 무인기는 남쪽으로 비행하며 성주 북쪽 수㎞ 지점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부지 남쪽 수㎞ 지점에서 방향을 틀어 북상하면서 사드배치 지역을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비행체가 후방지역 상공까지 내려온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3∼4월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는 수도권과 서북도서 등 상대적으로 군사분계선(MDL)과 가까운 지역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 어느 지역에서 이륙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성주 상공에서 선회해 인제까지 날아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행 거리가 상당히 길 것으로 추정된다.


성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된 인제 인근 군사분계선(MDL)까지는 270여㎞에 달한다. 이 무인기가 MDL 북쪽에서 이륙해 북한으로 무사히 돌아갔을 경우 비행 거리는 500㎞를 훌쩍 넘게 된다.

2014년 발견된 무인기 3대에 입력된 임무명령서(발진·복귀 좌표) 분석 결과, 비행 예정 거리는 180∼300㎞에 불과했다. 이들 무인기는 이마저도 다 비행하지 못하고 연료 부족과 엔진 고장 등으로 MDL 남쪽 지역에 떨어졌다.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무인기 비행 거리를 대폭 늘리도록 기체 크기를 키우고 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발견된 무인기가 단발 엔진을 달고 있었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쌍발 엔진이라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쌍발 엔진을 달아 추력을 키워 비행 거리를 늘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년 전 영공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이후 군 당국은 대대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사실상 우리 상공 전체가 북한 무인기의 활동 공간이 돼버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무인기를 남쪽으로 날려 보내는 것은 '상대 지역 상공 존중'을 규정한 정전협정 제2조 16항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은 2013년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탓에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무인기 엔진을 개선해 비행 거리를 늘릴 뿐 아니라 속도를 높이고 레이더 빔 반사 면적(RCS)을 줄여 우리 군의 탐지·추적을 따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무인기의 탑재 중량을 늘릴 경우 우리 군 핵심 시설을 공격하거나 대도시에 테러를 감행하는 수단으로 쓸 수도 있다. 군 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의 최대 탑재 중량도 분석 중이다. 북한이 무인기 성능을 빠르게 개선해 탑재 중량을 늘리면 파괴력이 큰 폭탄과 독성이 강한 생화학 물질을 실어 남쪽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무인기는 기체폭 2∼3m 크기로 고도 2∼3㎞로 비행해 남쪽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저고도 레이더로 쉽게 탐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육군은 현재 저고도 탐지레이더(TPS-830K)를 운용하고 있지만, 소형비행체 탐지 능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도 전방지역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AN-2 항공기 등을 탐지하기 위해 저고도 감시용 레이더(갭필러)를 운용하고 있지만, 산세가 험준하고 접경지역이 넓어 전체를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군은 북한의 무인기 탐지를 위해 이스라엘 '라다' 전술 저고도레이더인 RPS-42 약 10대를 긴급 구매하는 방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레이더가 하반기 모두 전력화된다고 해도 155마일 군사분계선을 모두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현재 개발 과정에 있는 차기국지방공레이더의 작전요구성능(ROC)에 소형무인기 탐지 능력을 추가했으나 앞으로 2~3년 후에나 전력화될 예정이다.

군은 임시방편으로 신형 열상감시장비(TOD)와 다기능관측경 등으로 전방지역의 무인기를 감시하고 있다.

아울러 타격 수단인 '비호복합' 무기체계를 전방지역에 배치했다. 현재 고출력 전자기파(EMP)를 발사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레이저로 격추하는 레이저 대공무기도 개발 중이다.

군사위성이 없는 북한은 대남 감시·정찰을 위해 무인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고질적인 경제난에 처한 북한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기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300∼400대의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용도의 무인기를 끊임없이 개발 중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무인기로는 중국의 'D-4'를 개조한 '방현-Ⅰ'과 '방현-Ⅱ'가 있지만, 북한은 정찰과 공격 임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기 '두루미'를 개발하는 등 전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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