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애슬레저에 밀렸다가 신축성·디자인 품고 지난해 반등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과거 젊음과 자유로움의 상징이었지만 유행에서 뒤처지며 힘을 못 쓰던 청바지가 최근 다시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청바지 매출은 1.7% 증가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청바지 매출 성장세는 2012년과 2013년 내리 3%에 미치지 못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마이너스(-)4.5%, -3.4%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청바지는 2010년대 들어 레깅스와 애슬레저 의류(일상생활과 운동·여가활동을 하며 동시에 입을 수 있는 옷)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더 편안하며 격식 없는 디자인에 열광했고 굳이 운동 목적이 아니어도 레깅스나 운동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제임스 컬리 리바이스 사장은 "저녁 식사 자리에 요가 바지를 입고 오는 여성들도 봤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남성잡지인 GQ 표지에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의 영웅인 톰 브래디가 언더아머 '추리닝'(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나오며 방점을 찍었다.
이 같은 분위기 덕에 레깅스와 스포츠 의류는 2012∼2016년 내리 6%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스키니진과 같은 디자인에 정체된 것도 침체의 원인이 됐다.
마샬 코언 NPD 그룹 애널리스트는 밑위가 짧은 스키니 청바지가 너무 오래 매장을 차지했다며 소비자들은 진부한 디자인의 청바지를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청바지 브랜드들은 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겉모양만 청바지이되 잘 늘어나고 부드러운 청바지를 만들며 반전을 꾀했다.
갭은 레깅스와 비슷하게 기능하되 모양은 청바지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올드 네이비 시리즈를 만들었다.
또 지난해 기존 청바지보다 2배 가까이 잘 늘어나는 '빌트 인 스컬프트' 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리바이스는 100년 전에 카우보이들이 입었던 전통의 501 모델에 부드러움을 추가하고 있다.
밑위가 긴 디자인부터 통이 넓은 청바지가 속속 등장하는 등 디자인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로모니터도 올해는 미국 내 청바지 매출이 2.1%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는 한편 레깅스와 스포츠 의류의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