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의회의장협 도의회 항의 방문…공무원 노조 반대 결의대회
(예산=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도의회가 시·군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시·군의회의 반발이 거세다.
이기성 청양군의회 의장 등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13일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을 항의 방문해 조례 개정은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조례안 폐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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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장의 이번 방문에는 이상헌 금산군의회 의장, 우종재 서산시의회 의장, 김형도 논산시의회 의장 등 11명이 함께 했다.
이 의장은 "시·군의회에서 시·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하는데 굳이 도의회가 시·군을 감사하겠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도의회의 시·군 길들이기를 위한 조례안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가 조례안을 통과시킨다면 도비 매칭 사업이나 도의원 사업비에 대해 이번 추경예산부터 모두 삭감하기로 했다"며 "도의회는 도에 대한 행정감사나 제대로 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윤석우 도의회 의장은 "제왕적 위치에 있는 기초단체장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군의회의 권한을 침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국비와 도비 등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지켜보자는 취지"라고 답변했다.
시·군의회 의장들의 조례안 폐기 요청에 대해 도의회가 조례안 추진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날 대화는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30분 만에 끝났다.
한편 공무원노조도 이날 도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례 개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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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세종충남지역본부는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조례 개정을 통해 도민이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조례 개정을 통해 도의원들이 소속 지역의 단체장에게 영향력을 높여 각종 민원 해결력을 높여보겠다는 사심이 앞서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도의회가 15개 시·군의회가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에 비해 월등히 깊이 있게 감사를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감사의 질을 떨어뜨리고 중복감사를 통한 행정력 낭비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의회가 시·군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안 일부 개정안'은 최근 열린 도의회 운영위원회 1차 회의에서 원안 가결돼 오는 16일 열리는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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