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들었던 대동여지도, 이제 직접 살펴보세요

입력 2017-06-14 07:00  

말로만 들었던 대동여지도, 이제 직접 살펴보세요

한글 지명·해설 넣은 '해설 대동여지도'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조선 철종 12년인 1861년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는 실측 지도가 나오기 이전 조선 시대 최고의 지도로 평가받는다.

산줄기와 물줄기, 고을과 도로 등 자연과 인문 지리 정보를 모두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실용적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지도처럼 기호를 사용했고 도로 위에는 10리마다 방점을 찍어 거리까지 계산할 수 있도록 했다. 목판 인쇄본으로 만들어 보급에도 용이하고 접으면 가로 19.8cm, 세로 29.8cm 크기로 휴대하기도 편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동여지도는 오늘날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지도다. 지명은 한자, 그것도 약자나 속자로 기록돼 있고 먹을 이용해 인쇄하다 보니 산줄기와 물줄기, 도로와 기호 등이 모두 검은색으로 표시돼 있어 구분이 쉽지 않다. 보물 850호로 성신여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실물을 볼 기회도 흔치 않다.

진선출판사에서 펴낸 '해설 대동여지도'는 이런 대동여지도의 단점을 보완해 오늘날 사람들도 누구나 쉽게 대동여지도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책이다.

모든 한자 지명에 한글을 함께 표기했고 행정경계와 오늘날 국도의 기원이 됐던 조선의 10대 도로 등에 색을 넣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지도 오른쪽에는 의미 깊은 명소를 해설하거나 현재 상황 등을 실어 지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원래 대동여지도에는 독도(우산도)와 거문도(삼도)가 빠져있던 점을 보완해 새로 그려 넣었고 오자와 탈자도 바로잡았다.

1974년 지도제작에 입문해 지도를 연구해 온 최선웅 한국지도학회 부회장이 지도를 편집했고 1990년 후반부터 대동여지도를 들고 전국을 다닌 민병준 전 월간 사람과 산 편집장이 해설을 맡아 3년간 작업한 끝에 책을 완성했다. 지명 등의 한자 표기가 작은 글씨로 돼 있는 데다 정자가 아닌 약자나 속자 등으로 돼 있어 지명 하나를 확인하는 데 하루가 걸릴 정도로 시간과 공을 들였다.

최선웅 부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김정호와 대동여지도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김정호와 대동여지도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제로 대동여지도를 본 사람은 별로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국민 누구나 대동여지도를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는 그 시점의 역사"라면서 "대동여지도는 조선의 1800년대 시점에서 옛사람들이 우리 땅을 어떻게 기억하고 표현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344쪽. 4만8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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