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통일장관들, 남북대화 필요성 한목소리로 강조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김대중·노무현·박근혜 정부의 통일부 장관들이 문재인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제언을 쏟아냈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새 정부의 대북·통일정책: 변화의 입구에서 길을 찾는다'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세현·이종석·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은 한목소리로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시기에는 민간이 먼저 교류하고 당국이 대화하는 방식의 '선민후관'(先民後官)이 맞았지만, 지금은 그때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이번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관'(정부)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김용순·림동옥·김양건 등 북한의 전직 대남 수장들은 당국 간 대화를 유지하며 '상층부 통일전선'을 꾀했지만, 군부 출신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은 남측 민간단체에 경쟁을 붙이는 식으로 '하층부 통일전선'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남 수장이 하층부 통일전선에 관심을 가지면 우리 사회에서 남남갈등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라도 정부가 먼저 북한과의 접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대화 그 자체를 보상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대화를 통해 (북한이 원하는) 보상이 뭔지 알아내야 한다"며 "대화에 자신감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김정은이 위험하다고 말들을 하는데, 그런 김정은을 방치해 존재를 무시당한 김정은이 더 위험해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며 관련국 정상들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역할에 관해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류길재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남북대화에서 형식에 너무 치우쳤다며 "비선접촉이든, 물밑접촉이든 일단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할 것이냐가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이 물을 마실지 말지는 말의 선택이지만, 말을 우물가까지 끌고 오는 노력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조금씩 전진하더라도 북한을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잘못됐다"며 "개성공단은 통일의 마중물로 만든 것이지 북한을 움직이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실험 했다고 개성공단을 닫아버리면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통일의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겠느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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