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LG전서 8회 시즌 2호 쐐기 투런포 '쾅'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허경민(27·두산 베어스)은 LG 트윈스 투수 김지용의 2구 슬라이더를 온몸이 휘청일 정도로 거세게 스윙했지만, 공은 그의 방망이를 외면했다.
그래도 허경민은 풀스윙을 멈추지 않았다. 뭔가 독하게 마음먹은 것처럼 공에 울분을 풀었다.
계속해서 파울로 커트하던 허경민의 방망이에 드디어 공이 걸렸다. 올해 자신의 시즌 2호이자 팀의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은 값진 홈런이었다.
허경민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 8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4로 앞선 8회 말 2사 2루에서 김지용의 시속 131㎞ 슬라이더를 때려 왼쪽 담을 살짝 넘겼다.
2-4로 끌려가다 8회 2사 후 집중력을 보여주며 역전한 직후 나온 영양 만점 결정타다.
국가대표 내야수로 성장한 허경민은 시즌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파로 부진을 겪다가 5월 들어 조금씩 살아났다.
그러나 허경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타율 0.118(17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에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래도 두산 동료들은 그에게 끝없는 신뢰를 보냈다.
허경민은 잊지 않고 감사 인사를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요즘 워낙 감이 좋지 않았다. 부진해도 더그아웃에서 계속 응원해준 코치님, 선수들에게 고맙다. 그래서인지 홈런치고 조금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슬럼프에 빠졌다가 탈출한 선수들은 공통으로 '믿음 덕분에 살아났다'고 말한다. 6월 슬럼프에 빠진 허경민도 이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한다.
허경민은 "정타로 맞아 넘어간 건 아니다. 운이 좋았다"며 "이 홈런으로 바로 타격감이 살아나진 않겠지만, 앞으로 경기에서 지금의 좋은 기분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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