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2년 연속 험난한 주전 경쟁
올해는 맨시니에 밀려 62경기 중 19경기만 선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태형(50) 두산 베어스 감독과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각별한 사이다.
김현수가 프로 무대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선수와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고, 2015년에는 감독과 팀의 리더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일궜다.
2016년 김현수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김 감독과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지만, 대신 꾸준히 문자 메시지를 통해 끈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에서 김현수는 아프지만 않으면 꼭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는 핵심 선수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다르다. 지난해 시즌 초반 제한적인 출전 기회에도 기량을 뽐내며 시즌 후반에는 주전 좌익수로 자리 잡았지만, 올해 다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김현수는 팀이 치른 62경기 중 33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253,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 출전은 고작 19경기밖에 안 된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꿈을 좇아 태평양을 건넌 제자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제 현수도 한국에서 뛰던 용병의 어려움을 잘 알게 됐을 거다. 나중에 한국 와서도 용병한테 더 잘해주지 않을까"라며 한숨 쉬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야구 하나만 보고 생활하는 건 성적이 좋아도 쉽지 않은 일이다.
부진에 빠져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던 외국인 선수를 수없이 지켜본 김 감독이라 지금 김현수의 처지가 더욱 와 닿는 듯했다.
김 감독은 이어 "저렇게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 (감각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계속 출전하면 좋을 텐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 참 어렵다"고도 했다.
김현수는 올해 트레이 맨시니와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고작 5경기에만 출전해 사실상 신인이나 다름없는 맨시니는 이번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0.298, 10홈런, 33타점을 올렸다.
아직 수비는 부족하지만,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향후 장타자로 성장할만한 잠재력을 보여준 맨시니를 중용하고 있다.
맨시니에게 밀린 김현수는 자신만의 장기인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보여 줄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처지다.
김현수와 볼티모어의 계약은 올해가 마지막 해다. 김 감독은 "잘하고 (향후) 한국에 돌아오면 좋은데 안타깝다.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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