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책 덮고 이육사 가족 특강·드라마로 배운 '청포도'

입력 2017-06-14 11:30  

국어책 덮고 이육사 가족 특강·드라마로 배운 '청포도'

교육부,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우수작 47편 선정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국어책을 달달 외워 머릿속에 시(詩) 구절을 새기는 대신 항일 시인이었던 이육사 선생의 삶과 당시 시대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의 시를 더 잘 배울 방법은 없을까?

울산 화봉중학교 김혜영 교사는 지난해 자유학기를 이용해 '설명-시범-체험' 단계로 교육과정을 짠 뒤 학생들이 이육사 시인의 삶을 공부할 기회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먼저 이육사 시인의 삶을 다룬 MBC의 2부작 특집드라마 '절정'을 시청했다.

아이돌그룹 '신화'에서 활동했던 김동완이 이육사 시인 역을 맡아 2011년 방송 당시에도 화제가 된 드라마다. 최근 '또 오해영', '낭만닥터 김사부' 등의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서현진은 지금과 사뭇 다른 이미지로 이육사 시인의 아내를 연기했다.

드라마 초반 아이들의 눈을 끈 것은 인기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이었지만, 드라마 말미에 학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건 항일 시인이 어린 딸을 남겨두고 중국으로 떠나는 모습이었다.

김 교사는 이후 이육사 시인의 시 청포도에 대한 비평문을 써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각자 비평문을 썼다. 시에서 '손님'이 고달픈 몸으로 찾아온다고 한 이유, 손님이 청포를 입고 온다고 한 이유 등을 고민한 흔적이 비평문에 담겼다.

학생들은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선생과 직접 만나 대화하며 시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옥비 선생은 이육사 시인의 삶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특강을 해달라는 김 교사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여 안동에서 울산까지 발걸음을 했다.

김 교사는 "한 학생이 이옥비 선생께 '아버지가 다시 돌아오신다 해도 그 길을 걸어가시게 하겠습니까'라고 질문한 모습, 학생들이 시집을 직접 사서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진짜 그의 삶을 배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14일 김 교사의 사례를 비롯한 교과수업개선 부문 사례 20편, 자유학기활동 부문 16편, 학교 교육과정운영 부문 11편을 '자유학기제 실천사례 연구대회'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입상작 가운데 교과수업·자유학기활동 부문 최우수작 연구자인 나혜정 대구 경서중 교사는 국무총리상을, 김혜영 교사를 비롯해 그 외 입상작 46편의 연구자 101명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을 받는다.

입상작은 8월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릴 '자유학기제 수업콘서트'에서 발표되며, 연구대회 네트워크(에듀넷-티클리어)와 자유학기제 누리집(꿈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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