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억류 대학생 석방위해 '걸프스트림' 띄웠다

입력 2017-06-14 10:52   수정 2017-06-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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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한억류 대학생 석방위해 '걸프스트림' 띄웠다

미국서 일본 경유 평양도착…8년전 클린턴은 곧바로 평양으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국이 17개월째 북한에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씨 석방을 위해 민간 전용기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2일 비즈니스 제트기인 '걸프스트림'을 타고 평양에 도착했다.

걸프스트림은 미국에서 출발해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한 공항을 경유해 동해를 따라 평양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스트림이 20인용 제트기이기 때문에 급유를 위해 일본을 경유했지만 따지고 보면 '평양직항'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이끄는 미국이 평양으로 제트기를 띄운 것은 비록 억류자 석방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해 일종의 '유화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관영매체를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북한도 '평양직항'의 길을 미국에 터줘 신호에 답을 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미국이 평양 직항이나 한국을 경유해 항공기를 평양에 보낸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09년 억류된 여기자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태운 특별기는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중간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서 캄차카 항로로 곧장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2007년 6월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당시 국무부 차관보를 태운 군용기는 오산기지를 경유해 평양으로 들어갔다. 급유를 받아야 하는 군용기 특성상 중간 기착지를 이용해야 했다.

앞서 2000년 10월 현직 국무장관으로는 유일하게 평양을 찾았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태운 미국 특별기는 중간 경유지 없이 곧장 북한으로 날아갔다. 그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북 문제 등 북미 현안을 논의했다.

평양에서 웜비어씨를 태우고 나온 걸프스트림(Gulfstream)은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주인공 톰 크루즈 등 유명인과 기업인 등이 전용기로 이용하는 제트기이다. 승무원을 포함해 최대 1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마하 0.9의 속도로 비행한다.

민간 전용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 항공기는 길이 30.4m, 폭 30.3m, 높이 7.7m로, 일반적인 중장거리 노선 투입 여객기인 보잉 777-200ER의 절반 수준이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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