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의 해군 함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국 남중국해 함대의 모항을 방문하며 양국 해군간 교류가 재개됐다.
14일 중신망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제3함대 소속으로 해병 380명이 탑승하고 있는 미사일 구축함 스테렛(USS Sterett)이 전날 남중국해(중국명 남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잔장(湛江)항에 도착해 닷새간 우호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양국 해군은 군함을 상호 참관한 뒤 군함 간 통신 교환, 편대 구성과 함께 '해상 돌발조우 준칙'에 따른 연습과 해상 합동구조 훈련도 한다. 잔장시 특수학교 방문과 양국군 간 축구·농구 등 체육행사도 갖게 된다.
미 태평양함대는 스테렛함의 방중에 앞선 성명을 통해 "2015년 이후 미국 해군의 첫 잔장항 방문이며 올해 들어 미국 함정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미국 구축함의 잔장 방문은 중국측 함정 3척이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미국 제3함대 본부를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형태로 이뤄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미중 양국의 군사적 관계의 향방이 확정되지 않은 채 당초 예정됐던 대부분의 군사교류 프로그램이 방치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군사교류가 양국 관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다양한 양국군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겨 상호 신뢰를 강화하자고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우호방문에서도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간 미묘한 신경전이 엿보인다.
스테렛함은 이번 방문에 앞서 미 해군 구축함 듀이함과 함께 지난 수개월간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함정이다.
듀이함은 지난 25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내 중국 인공섬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12해리(약 22.2㎞) 이내 해역에 진입했다가 중국 해군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이 같은 행동은 "남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은 일"이라며 강한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우신보(吳心伯) 푸단(復旦)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미 해군함이 잔장항을 방문지로 정한 것은 미중 양측 모두 남중국해에서 조우 대치가 장기적으로 발생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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