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10년전 수교요청에 中 '때 기다려'…차이잉원겨냥 '결행'

입력 2017-06-14 11:12  

파나마 10년전 수교요청에 中 '때 기다려'…차이잉원겨냥 '결행'

친중 마잉주 대만 총통 집권 시절 "中, 양안관계 고려해 거절"

파나마 현재 대통령, 10년전 중국과 수교협상 담당 외교 장관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대만과 100년 넘게 이어온 수교관계를 끊고 중국의 손을 잡은 파나마가 10년 전부터 대만과 단교하려는 시도를 해왔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파나마는 최대 무역국이자 파나마운하를 두 번째로 많이 이용하는 중국과 완전한 외교관계를 맺기 위해 10년 전부터 대만과의 단교를 시도했다.

첫 시도는 2010년 구체적으로 실행됐으나, 당시 중국은 친중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정부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거절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대만과의 단교를 직접 선언한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당시 외교장관으로서 중국과의 수교 협상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바렐라 대통령은 2010년 중국이 수교 요청을 거절하자 "중국의 결정에 좌절했다"고 파나마 주재 미국대사에게 심경을 밝히기도 했었다.

당시 외교부장으로 파나마와 수교 협상을 담당했던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과 대만이 외교적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파나마가 중국과 수교를 맺을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양안관계를 이유로 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독립 지향적인 차이이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5월 취임하면서 중국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차이 총통의 집권 이후 대만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펴왔고, 이번 단교 역시 중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차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자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대만고립화 정책을 펴왔고 이번 사태도 그런 정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파나마의 이번 결정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국제사회에서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통해 독립 지향적인 차이잉원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가중하길 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단교 시점 역시 중국이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SCMP에 전했다.

앞서 바렐라 대통령은 파나마 현지시간으로 12일 TV연설을 통해 중국과의 수교 소식을 발표하기 40분 전에야 대만에 단교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만의 리다웨이(李大維) 외교장관은 "파나마가 대만을 끝까지 기만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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