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10과 짝… 반군 은신처 정밀타격ㆍ지상군 화력지원
필리핀 모두 12대 도입, '노후' OV-10도 실전 재취역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필리핀 남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주의세력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소탕전에서 한국산 경공격기 FA-50와 미국제 OV-10'브롱코' 지상공격기가 활약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 더 드라이브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은 지난달 23일 남부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에 대한 계엄령 선포와 함께 시작된 반군 소탕전에 FA-50기들이 OV-10과 함께 참가, 반군이 은신한 건물 상공을 비행하면서 정밀유도폭탄 투하와 필리핀군에 대한 화력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탕전에 참가한 FA-50기는 지난달까지 들여온 10대 가운데 일부이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FA-50은 앞서 1월 IS 반군 세력에 대한 토벌전에 처음 참가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필리핀은 전임 베니그노 아키노 정부 시절 대표적인 군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189억 페소(4천284억 원)를 투입해 올해 말까지 FA-50 1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취역한 지 올해로 62년이 된 OV-10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OV-10은 이번 작전에서 정부군이 IS가 은신한 건물 등에 접근하기 전에 일대를 정찰하고 정밀유도폭탄, 로켓, 기관총 등을 통한 제압사격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은 1990년대 초 미국으로부터 20대 이상을, 이후 태국으로부터도 여러 대를 넘겨받아 운영해왔다. 쌍발엔진 2인승 터보프롭기인 OV-10은 IS 등 이슬람 반군 세력의 위협에 직면했지만 빠듯한 국방예산 때문에 효과적인 대(對)반란 항공전력을 보유하지 못하는 필리핀 실정에 딱 맞는 기종이다.
미국은 1991년 퇴역 시점에 OV-10를 필리핀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기종 노후화와 예산 부족에 따른 잇따른 추락사고로 필리핀군은 2013년 남아 있던 8대에 대해 비행중지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이후 반군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재취역 요구도 계속 제기되자 정밀유도폭탄 발사 체계 장착 등 개량작업을 통해 다시 작전 배치했다.
OV-10은 최대 속도 463㎞, 항속거리 2천224㎞, 상승한도 9천159m로, 기관총과 재래식 폭탄 등으로 무장하고 대(對)게릴라전, 근접항공지원(CAS) 등의 임무에 주로 투입됐다.
OV-10은 2015년 말 이라크에서의 IS 격퇴전에서 명성을 여실히 입증했다. 시험 투입된 두 대가 82일 동안 134차례 출격해 정찰과 지상군 화력지원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미국은 OV-10 재취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OV-10이 IS 격퇴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뛰어난 경제성 때문이다. 지상 공격 임무에 F-15기가 출격하면 연료와 운용비만 비행시간당 4만 달려(4천500만 원)들지만, OV-10은 1천 달러에 불과하다. 가격 대비 성능(가격대성능비)에서 OV-10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OV-10의 느린 속도도 이점이다. 대공화기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지상의 IS를 공격하는 데 저속으로 체공 시간이 긴 데다 7.62㎜ 기관총, 70㎜ 로켓, 재래식 폭탄 등 무장 능력만 1.6t인 OV-10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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