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미국 주재 대사가 13일(현지시간) 미국이 카타르 내 공군기지 이전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 통신이 이날 전했다.
유세프 알-오타이바 주미 카타르 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UAE와 미국 모두 카타르의 "나쁜 행동"을 오랫동안 그냥 내버려뒀으며, 미국이 "카타르에 맞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는 카타르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 때문"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의회에 있는 누군가가 공군기지 이전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한다면서 공군기지 전체를 옮기지 않고 UAE 등 다른 여러 국가에 분산시키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타이바 대사는 미국이 카타르 공군기지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UAE가 미국에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와 관련해 대화를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서남쪽으로 20마일(32㎞) 가량 떨어진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는 중동권 최대의 미군 기지로, 최근 걸프 국가들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빚어진 분쟁 와중에 초미의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공군 사령부 격인 알 우데이드 기지에는 미군 1만1천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오타이바 대사의 발언에 대해 AP는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카타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부추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타이바 대사는 또 아주 가까운 시일내에 걸프국들이 카타르에 대한 제재 조치를 담은 목록을 미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카타르의 테러 지원, 주변국 내정 간섭, 국영 매체를 이용한 주변국 공격 등에 대한 문제 제기와 걸프국들의 요구 조건이 포함될 것이라고 오타이바 대사는 덧붙였다.
사우디와 UAE, 바레인, 이집트, 리비아 임시정부, 예멘, 몰디브 등 수니파 이슬람권 7개국은 지난 5일 카타르가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사우디의 숙적인 '시아파의 맹주' 이란에 우호적이라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고 항공, 해상 왕래와 육로 통행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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