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축구굴기' 中기업, 해외 유명구단 M&A 물량공세

입력 2017-06-14 13:03  

'시진핑 축구굴기' 中기업, 해외 유명구단 M&A 물량공세

3년간 2조7천억원 투입…전 세계 축구투자액의 절반 이상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기업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도의 '축구 굴기' 정책을 뒷받침하고자 해외 유명구단 인수합병(M&A)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4∼2016년 중국 기업은 21억5천만 유로(약 2조7천161억원)를 축구팀 M%A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축구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영국의 초국경 M&A 자문회사인 씽킹링킹(ThinkingLinking) 사가 최근 3년간 41개국에서 이뤄진 총 40억9천만 유로(약 5조1천669억원)의 축구 관련 거래 201건을 조사한 결과, 중국의 투자액이 나머지 40개국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2위인 미국의 축구 투자액은 3억1천300만 유로(약 3천954억원)로 중국 투자액의 7.6%에 그쳤다.

씽킹링킹사의 수석 분석가 마크 딕슨은 "한 나라가 이토록 빨리 투자그룹에서 부상해 다른 나라를 따돌린 적이 없었다"며 "중국은 의심할 바 없이 'M&A컵'의 우승자"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의 축구 과소비는 오는 2050년까지 중국 축구대표팀을 세계 최강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야심적인 목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며 "열렬한 축구팬인 시 주석은 지난 2011년 중국대표팀의 월드컵 4강, 월드컵 유치, 우승의 목표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국대표팀은 지난 13일(중국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산 A조 조별리그 8차전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겨 최하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이 희박해졌다.

씽킹링킹에 따르면 중국의 축구 M&A 거래액은 2014년 전혀 없었으나 다음 해 5억5천500만 유로(약 7천12억원)로 늘더니 작년도에 15억9천만 유로(약 2조88억원)로 급등했다.

SCMP는 "중국 기업의 목적은 해외 리그 최상위 팀의 지분을 사들여 유명 팀에 관심 있는 중국 축구팬들의 환호를 끌어내 명성을 누리는 데 있다"고 풀이했다.

씽킹링크는 다른 나라 구매자들이 직접 스포츠 비즈니스에 관련된 것과 달리, 중국 투자자들은 대개 제약회사나 제조업처럼 타 분야에 기반을 뒀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말 중국 정부가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국유기업의 해외투자감독을 강화하기 시작했으나, 축구 투자에서는 주춤할 기미가 없다.

지난 4월에는 리융훙(李勇鴻)이 이끄는 중국 투자회사 '중국-유럽 스포츠'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을 7억4천만 유로(약 9천349억원)에 사들였다.

딕슨은 "축구 M&A는 여전히 엄청난 이익을 남기는 분야이며, 중국 정부가 이를 자국 이익으로 볼 경우 매매를 승인할 권한과 자유를 지녔다"면서도 "이러한 대규모 거래로 중국 축구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중국이 서구로부터 배워서 장기적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하려면 좀더 작은 규모의 거래를 통해 수많은 축구 노하우를 배우는 게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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