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매년 이맘때쯤이면 식수를 지원받고 있지만, 올해 유독 더 심하네요."
강원 화천군 간동면 파로호를 끼고 자리 잡은 방천1리, 일명 신내길 주민에게 생수를 전달하던 조현숙(62·여) 이장의 한숨이다.
이 마을은 길이 없는 탓에 배를 타고 10여 분 정도 가야 만나는 '내륙의 섬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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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심한 가뭄에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이 마을 7가구는 파로호에 보트를 이용해 생수를 옮기며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생수는 화천군이 지원했다.
매년 물이 부족한 마을이지만 올해는 유독 계곡수가 일찌감치 말라버렸다.
밤이면 '찔끔' 나오는 계곡물에 간신히 빨래 정도만 할 뿐이다.
주민 유명열(69) 씨는 "계곡이 말라버려 올해 들어 3번째 배를 이용해 생수를 지원받고 있다"며 "아무리 아껴 써도 워낙 물이 없다 보니까 생활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웃 갓골길 주민 이모(81) 씨도 콩밭을 파종할 시기지만 너무 가물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웃 마을에 흙물이 나온다는 소식에 걱정도 크지만, 한평생 했던 농사를 포기할 수 없어 대체작물로 들깨농사를 늘릴 작정이다.
이 씨는 "최근 3년 정도부터 너무 가문 날씨가 이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어제 잠시나마 소나기가 내렸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원 최전방 접경지 화천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주민마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날(13일) 하루 동안 반가운 단비가 내렸지만, 21.5mm에 불과해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화천군은 당장 생활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서면 산양3리 마산골을 비롯해 하남면 논미분교, 서오지리 마을 등에도 물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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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물이 부족한 간동면 방천리 일부 마을에도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마땅한 비 소식 없어 주민들의 고된 생활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천군은 지하수 개발업체를 추가 투입하고, 용수관으로 추가 설치 하는 등 비상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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