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안타 2타점 활약…"4번 타자로서 앞으로 더 잘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4번의 무게가 버거워 보였던 양석환(26·LG 트윈스)이 이제는 적응을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
양석환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2개가 모두 장타로,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더스틴 니퍼트에게서 나왔다.
다른 팀의 4번 타자들도 쩔쩔매는 니퍼트를 상대로 양석환의 방망이는 불타올랐다.
사실 시행착오 기간이 길었다.
붙박이 4번 타자였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자 양상문 LG 감독은 여러 후보를 제치고 양석환에게 4번 자리를 맡겼다.
양 감독은 "우리 팀에 4번을 칠 타자는 양석환밖에 없다"는 말로 신뢰를 보냈다.
양석환은 처음에는 주춤했다.
5월 초 0.329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4번 타자로 들어선 뒤 0.269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양석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왜 자신에게 4번 자리가 맡겨졌는지를 증명해나갔다.
타율 자체는 2할대에 계속 머물렀지만 찬스에서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양석환은 전날까지 시즌 타율은 0.277였지만 득점권 타율은 0.435로 빼어났다. 득점권 장타율은 0.717에 달했다.
지난 1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5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대폭발한 양석환은 이날 또 한 번 4번 타자에 걸맞은 무게감을 선보였다.
양석환은 1회초 1사 1, 2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비록 아웃은 됐지만, 좌익수가 워닝트랙에서 겨우 잡아낼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월 2루타로 선취점의 물꼬를 튼 양석환은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1, 2루에서 또 한 번 좌중간을 갈랐다.
양석환의 2루타 때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4-0으로 벌어졌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10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에 제동을 건 적시타였다.
양석환은 지난 11일 홈런이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를 놓친 뒤 "4번 되고 나서 처음으로 잘 쳤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하지만 이날의 활약도 그의 4번 타자 스토리에 추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새로운 4번 타자' 양석환의 활약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시작인지 모른다.
양석환은 경기 뒤 "신인 시절부터 두산전에 좋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자신감 있게 경기에 나섰다"며 "중요한 순간에 좋은 타격을 해 기분이 좋고 팀이 이겨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4번 타자라는 게 좋은 기회인데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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