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버드대 첫 여성총장 파우스트 내년 퇴임

입력 2017-06-15 03:51  

美 하버드대 첫 여성총장 파우스트 내년 퇴임

11년 재직하며 교내 다양성, '80억달러 모금캠페인' 등 공적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381년 역사의 미국 명문사학인 하버드대의 첫 여성총장 드루 길핀 파우스트(69)가 내년 물러난다.

제28대 총장으로 지난 11년 동안 하버드대를 이끌어온 파우스트 총장이 내년 6월 말 퇴임할 계획이라고 대학 측이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2007년 1년여의 물색을 거쳐 역사학자인 파우스트 총장을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런스 서머스 전 총장이 '여성은 생태적으로 수학·과학 능력이 남성에 떨어진다'는 차별적 발언으로 인한 물의를 일으킨 터여서 여성인 파우스트 총장은 신선한 인선으로 받아들여졌다.






파우스트 총장의 공적으로는 학내 다양성 강화, 학문 프로그램의 확장, 그리고 공격적인 기부활동 등이 꼽힌다.

'백인 엘리트'의 교육기관으로 여겨지던 하버드대의 흑인 학생 비율은 파우스트 총장의 임기 동안 8%에서 10%로 증가했다.

동문 자녀를 우대하기 때문에 여전히 부유한 학생이 많지만, 현재 연 소득 6만5천 달러의 저소득층 가정 출신 학부생이 5명 중 1명 꼴이다.

파우스트 총장은 취임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대학 기부금이 한 해에 무려 27% 감소하는 시련기도 겪었다.

한동안 후원금이 격감하는 수렁에 빠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80억 달러(8조9천880억 원) 규모의 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이런 국면을 돌파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올해초에는 "매사추세츠 주가 노예제를 폐지하기 전인 17세기 학교 설립 초기 하버드는 노예제에 직접 연루됐다"며 대학의 '과거사'를 인정해 주목을 받았다.

파우스트 총장은 하버드대 출신이 아니다. 그는 브린모어 여대를 거쳐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지내다, 여자대학인 래드클리프칼리지가 하버드대에 통합되면서 단과대학으로 전환된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의 초대 학장으로 2001년부터 하버드대와 인연을 맺었다.

여권 신장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펜실베이니아대에서 25년간 남부 미국사를 가르치는 동안 흑인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는 연구에 매진했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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