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기지 앞 검색대 철거 놓고 경찰-주민 몸싸움(종합2보)

입력 2017-06-15 21:08  

사드기지 앞 검색대 철거 놓고 경찰-주민 몸싸움(종합2보)

경찰-반대 주민 10여 분간 대치…저항에 막히자 경찰력 빼

서북청년단원 주민과 시비…1시간여 대치하다가 사과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손대성 최수호 기자 =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과 주민이 책상 등 철거를 놓고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27분께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주민이 차 검문검색을 위해 설치한 책상, 파라솔 등을 치우기 위해 200명을 투입했다.

이에 사드 배치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 60명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했다.

일부 주민은 책상 주변을 둘러싼 채 철거를 막았고 물을 뿌리기도 했다.

경찰은 약 10분간 주민과 대치하다가 철거 시도를 멈추고 경찰력을 뒤로 물렸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일부가 손가락 등을 다쳤다.

경찰이 마을회관 주변에 경찰력을 배치했다가 오후 7시 15분께 빼면서 상황은 끝났다.

앞서 주민은 4월 26일 미군이 성주골프장에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등을 반입한 뒤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 책상을 놓고 사드 기지로 가는 차를 검문해왔다.

이에 경찰은 검문검색대로 사용하는 책상, 입간판, 파라솔 등을 철거하기 위해 15일 오후 1시께 버스로 2개 중대와 여경 1개 제대로 구성한 경찰관 200명을 소성리에 동원했다.


경찰은 마을회관에 경찰관 50여명을 보내고 "도로에 내놓은 책상, 파라솔 등을 모두 치워라. 도로교통법 위반이다"며 경고 방송을 했다.

그러나 주민은 기도회를 잇따라 열며 반응하지 않았다.

원불교 교무들과 주민 40여명은 오후 2시부터 왕복 2차로 중 1차로에서 원불교 기도회를 열었다.

오후 4시부터 목사가 주도하는 기도회를 했고 이어 천주교 미사를 했다.

경찰은 기도회 중에 강제철거에 나서면 종교행사를 방해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기도회 장소 부근에서 대기하다가 전격적으로 철거에 들어갔다.

경찰은 지난 14일 저녁 100여명을 동원해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사드반대 피켓 2개를 철거한 바 있다.

성주경찰서 관계자는 "책상과 입간판은 주민이 검문을 위해 도로에 놓은 것이다"며 "이를 철거하겠으나 강압으로 하기는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강현욱 대변인은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드를 배치해 운용하는 것이 불법이다. 주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사드 운용을 막기 위해 지나가는 차에 유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최소한 자경활동이다"고 말했다.

또 "도로 왕복 2차로 중 1차로는 경찰에 집회신고를 하고 승낙받았다"며 "차로를 불법 점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과 주민 대치 상황이 끝난 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서북청년단원 4∼5명은 소성리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에게 "정신차려라. 부끄러운 줄 알라. 빨갱이들"이라고 소리쳤다.

주민은 오후 7시 40분께 경찰차를 따라 마을을 빠져나가려고 하던 서북청년단원이 탄 차를 막고 사과를 요구했다.

서북청년단원들은 차에서 주민과 대치하다가 오후 8시 55분께 사과하고 마을을 빠져나갔다.


parksk@yna.co.kr,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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