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시대의 종언" 4조5천억달러 자산 9월부터 줄어들 전망
기준금리 올해 1차례 더 오를 듯…12월 예상 우세
시장은 연준 전망에 회의적 반응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조5천억 달러(약 5천조원) 규모로 늘어난 막대한 자산을 "비교적 빨리" 축소하겠다고 14일(현지시간) 밝힌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적완화(QE) 시대의 종언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자산은 2007년 8천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08년 11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채권 매입을 시작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연준은 단지 단기 금리를 낮추고 시장이 기준금리에 반응하게 하지 않았다. 대신 수조 달러 규모의 장기 채권을 사들여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시중의 대출 금리를 낮췄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과 소비자들이 대출을 늘려, 지출과 투자를 더 많이 한다는 계산이었다.
연준은 미국 국채와 모기지 등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해오다 2014년말부터는 포트폴리오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만기를 맞는 자산을 대체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을 사들여왔다.
연준은 채권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 매입 속도를 점진적으로 늦춰 보유 자산이 만기가 오더라도 대체되지 않으면 규모는 자연적으로 줄어든다. 자산 규모가 얼마나 감소할지는 불확실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 9월에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음 금리 인상은 12월 쪽으로 무게가 간다.
로이터가 설문한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날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밝힌 이후 자산축소가 9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21명 가운데 14명이 9월을, 나머지는 12월을 예상했다. 이달 초 설문에서는 12월 예상이 많았으나 전문가들이 자산축소 프로그램을 생각보다 공격적인 것으로 여기고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이들은 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1차례 더 올리고 내년에는 3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12월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 21명 가운데 6명만이 9월에 금리가 오를 것으로 봤으며, 14명은 12월 인상을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자산축소가 9월, 금리 인상이 12월에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금융여건이 좋으면 연준이 9월에 자산축소와 금리 인상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역시 연준이 9월에 자산축소를 시작하고 12월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봤다.
UBS는 그러나 9월 금리 인상과 12월 자산축소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연준의 이날 발표로 보면 자산축소가 12월이 아닌 9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최신 경제 전망은 연준 위원들이 여전히 약한 인플레이션과 더 견조해진 노동시장 속에 올해 1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집계한 이른바 점도표(dot plot)는 큰 변화가 없다. 연준의 금리 목표 중간 전망치는 2017년 1.4%, 2018년은 2.1%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능력에 의심을 품는 견해도 있다. CNBC는 미국 경제가 '절반이 채워졌는지 절반이 비었는지'를 놓고 연준과 시장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과 자산축소에 대해 "계획대로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NG는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과 재정확대 정책의 진전이 없으며 물가 상승률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면서 시장이 연준의 금리 전망에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월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여전히 본다면서도 탄탄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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