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목표요? 컷 통과죠 하하"
양수진(26)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올렸다.
5개 가운데 양수진은 한국여자오픈에서 받은 우승 트로피를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 한국을 대표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기 때문이다.
양수진은 2010년 연장 접전 끝에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지난해 대회에는 3개홀 연속 버디로 중형 승용차를 받았다. 이래저래 한국여자오픈과 인연이 적지 않다.
1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를 앞두고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던 양수진은 그러나 "이번에는 목표가 낮아요"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양수진은 임신 7개월 째다. 오는 9월께 딸을 낳을 예정이다.
양수진은 지난 3월 축구 선수 출신 이윤의(30)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는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끝나고 KLPGA투어 출산휴가를 냈다. 출산 휴가를 내면 올해는 KLPGA투어 대회에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KLPGA투어가 아닌 대한골프협회(KGA) 주최 대회는 이 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양수진은 출전을 결심했다.
양수진은 "워낙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라 지나칠 수가 없었다"면서 "남편, 배 속에 있는 딸과 함께 가족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더 행복하다"고 밝혔다.
양수진의 남편 이 씨는 이번 대회에서 캐디를 맡았다.
이 씨는 "아내가 18홀을 걸어다닐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양수진은 불룩해진 배를 가리기 위해 펑퍼짐한 상의를 입고 나왔다.
'필드의 패션 모델'이라 불렸던 양수진은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면서 "그래도 스윙은 아직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수진은 "내년에는 투어에 복귀할 계획"이라면서 "딸 태명이 '복덩이'다. 내년에는 엄마 골퍼의 위력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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