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상징도시 이면엔 읍·면과 신도시 간 괴리
시 "원도심 인프라 구축 확대…청춘조치원 프로젝트 강화"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종시 전동면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73·여)씨는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주소를 알려줄 때 '연기군'이 입안에서 먼저 맴돈다.
2012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세종시민이 된 지 5년이 흘렀지만, 가끔은 그 사실 자체가 그에게 낯설다.
세종시는 2012년 7월 1일 충남 연기군 전체와 충남 공주시(장기면) 및 충북 청원군(부강면) 일부를 흡수해 정부 직할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했다.
최씨는 16일 "세종시 신도시 나갈 때 세종시 좀 다녀오자고 말하는 주민도 있다"며 "우리가 세종시민이라고 일러줘도 잘 안 고쳐진다"고 말했다.
세종시 원도심에서 이런 화법이 등장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본과 인구가 계속 몰리는 행정중심복합도시(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더딘 읍·면 지역의 현재를 드러내는 단면 중 하나다.
세종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신도시와 농촌마을 중심의 원도심 간 괴리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불균형 해소는 행정기관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기초로 관련 시책을 만들고 있다.
시는 특히 의식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매년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읍·면 지역 도시가스 보급 확대 시책도 같은 맥락이다.
신도시 도시가스 보급률은 93%에 이르지만, 읍·면 지역은 68.3%에 머무는 만큼 에너지 복지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춘희 시장은 "사업비 32억7천400만원을 투입해 4개 읍·면 9개 구간에 7.7㎞ 도시가스 공급망을 확충할 예정"이라며 "예산은 시에서 21억원, 중부도시가스에서 11억 7천400만원을 각각 부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지역은 현지조사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조치원읍 4곳, 전의면 2곳, 장군면 2곳, 연서면 1곳 등으로 정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공사를 진행해 사업을 마치는 곳부터 차례로 도시가스를 공급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지역 특성상 도시가스 보급이 어려운 곳은 마을 단위 LP가스 저장탱크를 보급하거나 태양열·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치원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행정조직 안에 청춘조치원과라는 이름의 부서를 편성한 세종시는 쇠락한 조치원역을 복원하고 주변 생활환경을 바꿔 나가는 '청춘조치원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1년간 공을 들인 조치원역 광장(3천510㎡ 규모) 경관 개선사업을 마무리했다.
18억원을 들여 기존 아스팔트 도로를 인조 화강석 블록으로 교체하는 한편 광장 곳곳에 이동형 플랜트(가변형 화단)를 설치했다.
시는 신도시를 제외한 사실상 세종시 모든 행정구역을 대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전의면 등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유치와 관련한 성과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며 "지역 전반에 걸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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