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박재희 원장이 풀어주는 '손자병법'

입력 2017-07-11 08:01  

[연합이매진] 박재희 원장이 풀어주는 '손자병법'

동서고금 불문 두루 읽힌 병서…"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중국 춘추시대의 병서(兵書)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모든 비법을 망라한 책이다. 우리에게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성구(成句)로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 있는 것이 바로 손자병법이다.

2천500년 전 탄생한 손자병법은 군사 교과서의 대명사로,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두루 읽혔다. 마오쩌둥은 이 책을 늘 침대 곁에 두었고, 나폴레옹은 항상 지니고 다니며 읽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된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는 "만일 2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렇게 무참하게 패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회한했다. 빌 게이츠나 손정의가 이 책을 경영 지침서로 삼는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 옛날의 병서가 어떻게 끈끈한 생명력으로 현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박재희(53)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휴머니즘'에 주목한다.

그는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인본주의가 손자병법의 근본에 깔려 있어 지금까지 회자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이 책에 들어있는 탁월한 전략적 사고는 국가와 기업의 운영에도 혜안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지속되는 위협, 주변 강대국과의 외교갈등 등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한 우리가 손자병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해답은 무엇인지, 현대를 살아가면서 새삼 깨칠 교훈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 학문적으로 동양 고전과 인연을 맺게 된 경위가 궁금합니다.

▲ 어렸을 때 조부님이 동네 훈장이셨어요. 글방에서 울려 퍼지는 고전 읊는 소리가 귀에 자연스럽게 닿았죠. 그렇게 귀로, 몸으로 익히다가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어요. 그렇게 인연이 이어진 거죠. 저는 무엇이든 재미와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양 고전이 재미도 있을뿐더러 의미를 줬기 때문에 평생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재미는 재능과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한문을 보면 어떤 사람은 불편해하지만 저는 끌리는 것이 있었어요. 뭔가 영혼을 끄는 것이 있었죠. 고전을 공부하며 재미를 알아가고 희열을 느끼게 됐죠.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었고, 2천500년 전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데 의미와 자부심이 있었죠.


-- 동양의 고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 논어, 대학, 맹자, 중용을 사서(四書)라고 하죠. '사서'라는 말은 송나라 초기 유학자 주자(朱子)에 의해 생겨났어요. 사서는 그 당시 필요한 패러다임을 품고 있는 중요한 텍스트였죠. 이후 800년간 동양에서 정통의 학문으로 여겨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시험의 필수과목이었고, 사서를 모르면 지식인으로서 대접도 받지 못했어요. 결국 사서를 비롯한 동양의 고전은 동양적 사유에 대한 중대한 근거가 됐고, 지금 우리 문화 유전자의 상당 부분도 동양의 고전에서 기인한 거죠. 하지만 오늘날 동양의 고전이 갖는 의미는 다르죠. 사서가 당시 필요한 패러다임의 텍스트라면 지금은 우리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현재에 던지는 의미를 찾아야 하죠.



-- 손자는 누구이고, 손자병법은 어떤 책입니까.

▲ 손자(孫子)는 춘추시대 제(齊)나라 장수 집안 출신 전략가인 손무(孫武)를 말합니다. 공자(孔子, 기원전 551~479)와 거의 동시대에 활동했죠. 정확한 시기는 나와 있지 않지만 사마천의 사기 '손자오기열전'에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에는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쳐부수던 혼란의 춘추시대였어요. 젊은 시절 그는 오(吳)나라를 강대국으로 키운 오자서(伍子胥)의 추천으로 오나라의 장수가 되어 여러 전쟁에 참여합니다. 오나라 왕 합려(闔閭)의 신임을 받은 것은 물론 오자서와 뜻이 맞아 함께 오나라를 대국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손자는 전쟁을 일종의 프로젝트로 바라봤어요. 전쟁을 이끄는 장수는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전문경영인이었던 셈이죠. 손자는 합려를 만났을 때 이미 병법 13편을 완성해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손자병법은 그가 7년간 겪은 다양한 전쟁의 경험이 집약돼 있죠. 당시 위(衛)나라에는 오기(吳起)라는 장군이 있었어요. 그는 또 다른 병서인 '오자병법'(吳子兵法)을 썼죠. 흔히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합쳐 '손오병법'이라고도 합니다. 이후 관우, 항우 등 수많은 이름난 장수가 등장하지만 전쟁을 경영한 최고의 장군이라고 하면 손자를 꼽을 수 있습니다.



-- 손자가 강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가장 강조한 것은 전쟁에 나서는 사람의 가치관이에요. 특히 군대를 이끄는 장군의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전쟁은 개인의 영욕이나 명예, 권력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민(保民)과 보국(保國)에 있다고 해요. 손자는 백성과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죠. 이순신 장군도 손자가 강조한 것처럼 임금의 마음에 드는 장수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국을 보호하고 민족을 생존시키기 위해 전장에 나섰죠. 손자병법이 가장 강조한 것은 바로 소명의식이에요. 병서를 줄줄 외우고 엄청난 지식이 있어도 소명의식이 없으면 장군감이 될 수 없다는 거죠. 손자병법 첫 장 첫 구절은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죽음과 삶의 문제이며, 존립과 패망의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예요. 전쟁에서 "너는 무엇을 할지 고민해 보라"는 거죠. 장군은 우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죠.

백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강조한 것이 전략이에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기나 병력, 군량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이라는 거죠. 그러면서 '지피지기'란 말을 합니다. 전쟁은 대충하면 안 되고 철저하게 분석해서 해야 한다고 하죠. 언제, 어디로, 어떤 속도로 쳐들어갈지 전략을 짜서 해야 한다고 하죠. 세 번째로 전쟁의 승패는 결국 구성원이 꿈과 비전을 얼마나 공유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합니다. 손자병법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전쟁에 참여한 장수로서의 소명의식, 승리를 위한 전략적 사유와 판단과 결정, 그리고 공통된 꿈과 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제왕을 위한 책인 '한비자'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 한비자가 소유주인 제왕의 경영학이라면, 손자병법은 전문경영인인 장군의 경영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유주와 전문경영인은 다릅니다. 소유주는 내 마음을 보이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해요. 철저하게 내 것을 지켜야 하는 것이 목표죠. 반면 손자는 전문경영인인 장군으로서 주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조직과 구성원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이런 면에서 손자병법은 전문경영인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손자병법은 실제 누구에 의해 이용됐습니까.

▲ 부지기수죠. 조선 시대에 문관이 되기 위해 과거시험을 보려면 사서삼경의 벽을 통과해야 했어요. 무과에 합격하려면 일곱 종류의 중국 병서인 '무경칠서'(武經七書)를 봐야 했죠. 손자병법, 오자병법, 사마법(司馬法), 울요자,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 육도(六韜), 삼략(三略)이 있는데 이 중 손자병법이 단연 으뜸이었죠.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는 손자병법의 최고 권위자였어요. 흔히 간웅(姦雄)으로 불리는데 사실 조조야말로 진정한 전략가였죠. 그는 손자병법에 주석을 많이 달았어요. 그가 갖은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손자병법을 잘 알았기 때문이죠. 당나라의 전략가인 두목(杜牧), 한나라 고조 유방의 공신인 장량(張良)도 손자병법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전쟁론'을 쓴 프로이센의 전쟁철학자인 클라우제비츠, 나폴레옹, 손정의, 빌 게이츠 등도 손자병법의 영향을 크게 받았죠. 이렇듯 손자병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 경영, 조직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고대 중국의 병서인 손자병법이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휴머니즘이 있기 때문이죠.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기는 것이 뭐가 중요하냐는 거죠. 아끼는 백성이 죽고 상대방 가슴을 후벼 파는 승리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에요. 이런 휴머니즘과 상생(相生)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추구해야 할 중요한 화두인 거죠. 지금 기업을 경영할 때도 휴머니즘을 빼놓고 오로지 실적과 이익만 추구하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없죠. 결국 인간을 중심에 놓고 얘기하기 때문에 손자병법이 생명력이 있는 거예요. 특히 손자병법에서 보여주는 전략적 사고는 탁월해요. 최소한의 희생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얻으려면 전략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하죠. 마이클 포터, 피터 드러커, 앨빈 토플러 같은 석학들도 현대 경영학을 설명하면서 손자병법을 많이 인용합니다. 바로 그 속에 훌륭한 전략이 다양하게 있기 때문이에요. 2006년 독일 월드컵축구에서 4강에 오른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도 손자병법을 읽고 전략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죠. 손자병법이 단순히 전쟁에 관한 논리라면 이미 사라졌을 겁니다. 그 속에 인간과 전략이 있어서 여전히 생명력이 있는 거예요. 앞으로 1천 년이 지난 뒤에도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손자는 특히 허실(虛實)과 임기응변(臨機應變)을 강조합니다.

▲ 전쟁터는 사람이 죽고 사는 땅이고, 국가의 존망이 결정되는 곳입니다. 명예니 청렴이니 결백이니 하는 것은 전장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죠. 손자는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전쟁터에 나오지 말라고 하죠. 손자는 사람의 생사(生死)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전쟁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서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죠. 손자병법에는 장수가 경계해야 할 다섯 가지 위태로움이 있어요. 반드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면 죽을 수 있고, 반드시 살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사로잡히게 되며, 분을 이기지 못해 성급하게 행동하면 모욕을 당할 수 있고, 성품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치욕을 당할 수 있으며, 백성들을 지나치게 사랑하면 번민을 하게 된다고 하죠. 전쟁터에 나온 장군에게 이 다섯 가지를 꼭 살피라고 하죠.

또 손자는 '전쟁은 속임수'라고 해요. 우리가 축구 경기를 할 때도 눈은 오른쪽을 보면서 왼쪽으로 공을 차는 속이는 행위를 하죠. 전쟁이나 경기에서는 이겨야 하기 때문이죠.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의 성동격서(聲東擊西)가 대표적인 속임수입니다. 손자병법에서는 14가지 적을 속이는 방법이 제시돼 있습니다. 내 백성과 나라를 살리기 위한 전쟁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이죠.

전쟁은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최적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변화한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임기응변은 '그때 다가가서 최적의 변화된 모습으로 응답하라'는 뜻이죠. 유가(儒家)에서는 임기응변을 권모술수나 기회주의로 바라보지만 손자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요즘 살아남는 나라와 도태하는 나라의 차이점은 바로 임기응변에 있어요. 상황에 맞춰 변화하지 않고 세월을 탓해서는 안 되죠. 오히려 변화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합니다. 임기응변은 기업의 CEO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이기도 해요. 다른 기업과의 싸움 속에서 남보다 먼저 변화한 상황을 읽어내고 최적의 답을 찾아야 하죠. 자꾸 바꾸는 것은 좋은 겁니다. 공자도 사람이 70년을 살면 가치관을 70번 바꿔야 한다고 했어요. 시중(時中)이란 말도 시의적절하게 답을 찾으라는 뜻이죠. 세상이 변했는데 바꾸지 않는 것은 고집이고 편견이고 독단이고 아집이에요.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면 스스로 도태될 뿐이죠. 손자병법은 이런 상황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남북 관계나 외교에서 첫 번째 중요한 것은 주도권이에요. 주도권의 핵심은 '나는 감추고 상대방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죠. 핵심 카드를 최대한 숨기는 것이 중요해요. 밉다고 대놓고 욕을 하면 이미 끝난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손자병법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방을 욕하는 것은 굉장히 낮은 수준의 전략이에요. 분노를 가리고 미움도 드러내지 않으면서 주도권을 쥐어야 하죠. 손자병법에서는 상대방의 이익이 뭔지 고민하라고 해요. 상대의 이익이 되는 부분을 찾아내면 상대방을 가게 할 수도, 오지 않게 할 수도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햇볕정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경제적인 낙후와 기아로 고통받는 북한에 대해 개성공단을 만들어 준 것은 좋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해요. 화가 난다고 폐쇄하거나 단절해서는 안 되죠. 가장 쉬운 결정은 서로 치고받는 겁니다.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방법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최악의 전략이죠. 극단적인 대립은 결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리더가 인기에 영합해 이런 결정을 한다면 자기의 국민과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본연의 임무를 잊어버린 거죠. 손자는 '진격하는 것은 명예를 추구하지 않고 퇴각하는 것도 죄를 피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후에 욕을 먹더라도 생사와 존망의 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나라를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거죠. 강도가 칼을 들고 설치면 '찔러볼 테면 찔러봐'라고 하기보다는 달래서 칼을 놓게 만들어야 해요.



--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인 어려움에 부닥쳐 있습니다.

▲ 외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상대방의 이익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관찰하고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미끼를 던지면서 주도권을 쥐어야 합니다. 더는 카드가 없는데 속을 드러내면 패배할 수밖에 없죠. 상대방이 판단하기 어렵게 해야 하죠. 외교 전문가는 자기 카드를 끝까지 보여주지 않고 표정도 읽지 못하게 하는 포커페이스를 가져야 해요. 자기주장과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서나 출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뒤에는 국가와 국민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외교는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해야 해요. 손자병법에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이란 말이 있습니다. 멀리 있는 나라와는 친하고 가까이 있는 나라를 공격하라는 얘기죠. 북한이나 일본과의 문제는 미국, 중국, 러시아를 통해 풀어야 할 것으로 봐요. 특히 어느 한쪽의 편을 들면 안 됩니다. 밤에 산길을 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두려운 마음이 들듯이 우리의 속마음과 감정을 숨겨야 상대방이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 지금 우리나라에는 어떤 리더가 필요합니까.

▲ 그동안 국민이 리더들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살기 위해 먼저 도망가고 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많이 봐왔죠. 제발 개인의 이익이나 출세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리더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하죠. 좋은 대학을 나오고 고시에 합격하면 뭐합니까. 소명의식이 없으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무뢰배밖에 안 되는 거죠. 리더는 역사와 민족 앞에 자신이 뭘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 경영자도 마찬가지예요.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국민과 함께한다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존경을 받고 오래 갈 수 있어요.



-- 손자병법이 장수를 위한 책이라면 보통사람은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 옛날에는 리더와 팔로어가 나뉘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리더인 시대죠. 예를 들어 청소부가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한다면 팔로어로 볼 수 있겠지만 깨끗해진 거리를 거닐며 사람들이 행복해한다고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일한다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죠. 주인의식이 있으면 바로 리더가 되는 거죠. 세상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이 필요해요. 손자병법은 모두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 평생 고전을 공부했는데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근거로 삼고 싶어요. 그런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고전의 대궐을 만들려고 합니다. 직장인, 학생,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들이 고전을 읽고 재해석하게 하고 싶어요. 저는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고전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원전인 논어전(殿), 청소년을 위한 논어루(樓), 직장인을 위한 논어각(閣)이 있고, 뒤편으로 가면 손자병법전, 손자병법루, 손자병법각이 있도록 하는 거죠. 많은 이들이 고전의 대궐로 들어가 재해석된 고전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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