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퇴진 의사 밝힌 뒤 사견 전제로 대표팀 사령탑 후보 언급
(파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과 자신의 사퇴 의사를 밝히며 차기 대표팀 지도자로 국내 감독이 선임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용수 위원장은 15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7년 제5차 기술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최근 대표팀 성적에 관해 책임을 통감하며 나 역시 기술위원장을 사퇴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기 사령탑 선임에 관해 사견을 전제로 국내 지도자를 추천하겠다고 밟혔다.
이용수 위원장은 "시간적인 이유가 없다"라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고 선수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감독을 추천하는 이유에 관해선 "현재 선수들이 심적으로 가라앉아있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아울러 당장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남은 두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외국인 감독이 선임된다면 선수 파악부터 다시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경험했던 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위원장은 기술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가장 아쉬웠던 점을 묻는 말에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전에 손흥민을 차출하지 못했다"라며 "당시 소속팀 토트넘이 리우올림픽에 손흥민을 보내는 대신 시리아전과 중국전 중 한 경기를 차출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는데, 당시 손흥민이 시리아전에 뛰어 승리했다면 최종예선의 결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이러한 건의에 수차례 고개를 돌리다 수락했는데, 아쉬운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훈련 시간이 짧았던 점도 아쉽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 팀은 우리와 경기 전 2~3주를 훈련했지만, 우리는 이번 카타르전을 제외하면 2~3 일만 훈련했다"라면서 "심할 때는 경기 전날 노출 위험을 안고 세트피스 훈련을 하기도 했다. 감독님을 잘 보필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을 1년 앞두고 사령탑을 교체하는 게 좋은 선택인지 묻는 말엔 "1년의 세월은 충분하다"라며 "국내 지도자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할 경우 남은 예선 2경기를 포함해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준비하도록 계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를 앞두고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계약 종료 사실을 알렸다.
이 위원장은 '경질'이란 단어 대신 '상호 합의에 따른 계약 종료'라고 표현했다.
그는 "잔여 연봉 지급 등 세부 내용은 계약서에 따를 것"이라며 "경질, 사퇴 등의 문구는 계약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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