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전유수, 전유수!"
트레이 힐만(54) SK 와이번스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전유수(31)를 발견하자 큰소리로 외쳤다.
'투수 전유수'가 아닌 '1루수 전유수'를 향한 환호였다.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힐만 감독은 전날(14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떠올리며 "정말 엄청난 경기"라고 웃었다.
당시 SK는 8회초 2사 후 내야수 나주환을 포수로, 투수 전유수를 1루수로 투입했다.
야수가 포수로 등장하는 일은 간혹 벌어진다.
SK에서도 내야수 최정이 포수로 등장한 적이 있다. 전날 상황에서도 힐만 감독은 이홍구의 왼손 엄지 부상으로 포수 자리에 누군가를 투입해야 할 상황이 되자 나주환과 최정을 두고 '익숙한' 고민했다.
이런 고민은 미국(2008∼201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과 일본(2003∼2007년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감독 생활을 할 때도 간혹 했다.
그러나 야수 자원을 모두 소진해 1루수로 누군가를 투입해야 할 때는 힐만 감독도 낯선 고민을 해야 했다.
힐만 감독은 15일 "투수를 내야수로 쓴 건, 나도 처음이다"라고 했다.
전유수는 14일 한화전에서 9회초 강경학의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는 진기한 장면도 선보였다.
힐만 감독은 "굳이 다이빙캐치까지 할 타구는 아니었는데"라고 웃으면서도 "나주환도 정말 좋은 포수 역할을 했고, 전유수도 좋은 수비를 했다"고 흐뭇해했다.
SK는 고육지책을 펼친 끝에 6-3으로 이겼다.
승리는 모든 걸, 좋은 추억으로 만든다.
힐만 감독이 생애 처음으로 투수를 내야수로 기용한 14일 경기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