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좌파정책과 싸울 것"…서울시당 이전 개소식서 당권주자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기자 = 홍준표 전 경남지사, 원유철 의원, 신상진 의원 등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당사 이전 개소식에 일제히 참석했다.
또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김태흠·박맹우·이철우 의원 등도 개소식에 함께 했다.
당권주자들은 이 자리에서 당의 진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과거 청산'을 기치로 친박(친박근혜)계 인적 청산론에 불을 붙이자, 원유철 의원이 "팀플레이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신상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좌파 정책과 싸우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홍 전 지사는 "이 나라를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이룬 정당이 이렇게 몰락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며 "우리가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일에 너무 등한시했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이어 "대선 때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했기 때문에 한마음으로 대선에 임했지만, 이제는 과거와 단절하고 철저한 내부혁신을 하며, 이념무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친박계에 대한 인적 청산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지사는 "나는 당권에 관심이 없다. 제대로 이 당을 만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지지한다"며 "그렇지만 최근 청문회를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도 정당인가, 대선을 치르면서 이것도 정당인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지사는 "대선 때 정말 열심히 해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주사파 정부가 탄생했다는 것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원 동지들이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홍 전 지사는 오후에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당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에서는 별다른 인사말 없이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모두발언 이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원 의원은 경쟁자인 홍 전 지사를 겨냥해 "지방선거를 위해 당의 리더십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축구에 비유하면 1970년대 차범근 선수의 1인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시대가 아니다. 2002년 히딩크 사단, 태극전사팀 같은 팀플레이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전대를 통해 만들어지는 당 지도부 리더십은 보다 젊고,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이어야 한다"면서 "'독고다이 리더십'이 아니라 함께하는 팀플레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혁명하는 심정으로 출사표 던졌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민, 군인만이 아니라 정치인도 혁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이어 "지금은 이념만 갖고 국민에게 다가갈 수 없다"며 "이제 우리 한국당이 할 일은 튼튼한 이념무장 하에 민생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을 다시 우리 한국당 지지자로 돌려야 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생각을 읽어내고 정책과 비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신 의원은 "보수가 궤멸하느냐 다시 대한민국을 이끌 정치세력의 중심으로 우뚝 서느냐의 갈림길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좌파정책과 싸우려면 학생·노동운동을 하고 의사협회장을 한 신상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출마에 도전장을 내민 김태흠·박맹우 의원 등도 연단 앞에 섰다.
김 의원은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에서 "홍준표 전 후보가 훌륭한 분이지만 (당 대표로 뽑힌 후) 좌충우돌할 때 균형을 잡아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저라고 생각한다. 저는 용기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여권을 향해 "지금 촛불을 앞세워 정권을 쟁탈한 저 무리는 '좋아 죽겠다'라고 하지만 (여러 정책을) 내질러 놓고 거두지를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희망이다. 저쪽의 실패를 거울삼아 가다듬고 자중하면 큰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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