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제이미 맥골드릭 예멘 주재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예멘에서 4월 말부터 창궐한 콜레라로 한 달 반 만에 사망자가 970명을 넘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히면서 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맥골드릭 조정관은 "예멘인들을 구할 시간이 점점 다하고 있다"며 "총으로, 기아로 죽어가던 예멘 사람들은 이제 콜레라로 생명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예멘에서 콜레라 감염자는 13만여명, 사망자가 970여명으로 사망자 중 절반이 어린이와 여성이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멘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올해 21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이 가운데 29%만 모금됐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앞서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도 전날 낸 성명을 통해 예멘 콜레라 사태로 어린이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면서 긴급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금 예멘에서는 1분마다 어린이 1명 이상이 콜레라에 걸린다"며 "예멘을 휩쓰는 최악의 콜레라 감염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2주간 어린이의 콜레라 감염 속도는 세배 이상이 됐다"며 "이 기간 콜레라 감염 증세를 보인 5천470명 가운데 46%가 15세 이하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예멘은 2015년 3월부터 내전이 본격화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의약품이나 의료진 공급이 어려워져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시작된 예멘 콜레라 사태로 13일 현재 12만4천명이 감염됐고 최소 923명이 사망했다. 이 단체는 어린이가 감염자 가운데 절반, 사망자의 약 25%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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