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제 전 환경장관에게 중년 남성이 폭언…넘어지며 머리 부딪쳐 기절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총선에 출마해 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인기 여성정치인이 한 행인의 폭언과 공격적 행동에 놀라 기절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중도우파 공화당 후보로 총선 결선에 오른 나탈리 코쉬스코 모리제(44)가 15일 오전(현지시간) 파리 중심가인 5구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선거유인물을 나눠주던 중 갑자기 한 중년 남자로부터 욕설과 고성이 섞인 폭언을 들었다.
이 남자는 거친 욕설을 한 뒤 자신이 갖고 있던 선거홍보물을 모리제의 얼굴에 집어 던지려 했고, 모리제는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중년의 남자는 급히 현장에서 달아났고, 모리제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다가 긴급 출동한 구급요원의 응급처치를 받고 깨어났다. 그는 현재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모리제 의원이 행인의 폭언을 듣고 넘어져 의식을 잃는 장면은 현장에 있던 AFP통신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모리제를 공격하려 한 남자는 당시 모리제를 '보보'라고 칭하며 "당신 때문에 안 이달고 같은 인물이 파리시장을 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현장의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보보'는 부르주아의 물질적 풍요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상류계급을 일컫는 말로 프랑스에선 흔히 경멸적인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모리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시절 환경장관과 정부 대변인을 역임했으며, 파리시장 선거에서 안 이달고 현 시장(사회당 소속)에게 패했었다. 작년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섰으나 탈락했다.
모리제 전 장관은 프랑스 중도우파에선 꽤 유명한 인기 여성 정치인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결선에서 맞붙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 후보에게 밀려 고전하고 있다.
모리제 전 장관이 선거운동 중에 의식을 잃고 기절해 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모리제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직접 찾아 위로하고 "용인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며 가해자의 행동을 비난했다.
모리제와 오는 18일 총선 결선에서 맞붙는 집권당의 질 르 장드르 후보도 즉각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등, 다른 정치인들도 가해자의 행위를 비난하며 모리제 전 장관을 위로했다.
경찰은 사진에 찍힌 남자의 인상착의와 복장을 바탕으로 달아난 남성을 쫓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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