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여성관에 대한 논란 등 공직자 검증 무대에 오른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표현의 자유 및 인권 문제에 어떤 시각을 보였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음란물 여부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에는 엄격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댔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자는 1994년 2월 '즐거운 사라'에 대한 음란물 제조 혐의 항소심에서 재판부에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문학작품의 수준에 미달하는 음란물"이라는 감정서를 제출했다.
당시 검찰과 변호인 측에 의해 중립감정인으로 공동 선임된 안 후보자는 "재판부가 요구한 7가지를 감정한 결과, 통상적인 성인 독자의 기준으로 판단할 때 예술적 가치가 없는 음란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 작품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이 보호해야 할 정도의 문학적, 예술적, 정치적, 사회적 가치가 없는 '법적 폐기물'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안 후보자는 "성을 표현한 작품이라도 숭고한 문학작품이 상수도라면 인간의 저급한 본능만 충족시키는 음란물을 하수도에 비유할 수 있는데, '즐거운 사라'는 하수도의 무대에 머물러야 마땅한 작품"이라고도 했다.
당시 문학계와 출판계 등에서 이 재판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논란이 뜨거웠으나, 안 후보자는 반대편에 섰다. 마 교수는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안 후보자는 자녀 훈육에 대한 입장도 과거 글에서 밝혔다.
그는 1998년 12월 한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는 교권 추락 현상을 개탄하며 "부모가 매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의 인권의식과는 다소 다른 지점에 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이 칼럼에서 안 후보자는 학교에서 교사가 폭행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 근본 원인에 대해 "집안에서 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매가 사라진 곳에 아이들의 떼가 판친다"고 적었다.
이밖에 안 후보자는 인권변호사 조영래씨 평전에서도 진보진영의 일반적 관점과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sncwoo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